스페인 여행 중 만난 성당 건축 이야기 – 안달루시아, 세비야
INTRO
드디어 스페인 성당 건축 여행기의 마지막이 찾아왔습니다. 여행기의 마지막은 스페인 남부, 가장 따뜻하고 날씨가 좋은 지방들로 떠납니다. 겨울이었지만 스페인 남부로 내려오면서 저는 두꺼운 패딩을 벗고 가벼운 바람막이로 옷을 바꿔 입었습니다. 따뜻했던 날씨만큼 신비롭고 아름다웠던 스페인 남부로 떠나볼까요?
안달루시아로 떠나기
가장 먼저 방문한 도시는 그라나다입니다. 그라나다, 라는 도시를 듣는 순간 건축인들의 머릿속에 스쳐 지나가는 하나의 건물이 있습니다. 바로 ‘알함브라 궁전’입니다. 유명한 노래 ‘황혼’의 배경이 되는 장소이며, 너무나도 아름다운 장식과 풍경으로 유명한 궁전입니다.


지도를 따라 알함브라 궁전에 들어가면 가장 먼저 카를로스 5세 궁전이 보입니다. 알함브라 궁전 내부 건물 중 가장 신식의 건물이라 알함브라 궁전의 분위기와는 맞지않는 듯한 느낌이 듭니다. 카를로스 궁전을 지나 옛 성터, ‘알카사바‘를 들어갈 수 있습니다. 병사들의 사우나, 감옥, 망루 등 다양한 공간을 체험할 수 있고, 성터의 꼭대기에 올라서면, 그라나다 전체를 조망할 수 있었습니다.




성터를 둘러보고 나서는 나스르 궁전으로 향했습니다. 알함브라 궁전에서도 가장 유명하고, 사람들이 가장 많은 사진을 찍는 곳으로 유명합니다만, 최근에는 너무 많은 관광객의 방문으로 일일 출입객 수의 제한을 두어 입장이 매우 어려워졌다고 하니 가보고 싶다면 빠른 예약이 필수입니다. 나스르 궁전이 아름다운 이유는 아랍의 장인들이 손수 다듬고 섬세하게 새긴 조각과 장식들이 내부 공간을 가득 채우고 있기 때문입니다. 눈이 호화에 빠져들 정도의 실내공간은 너무나도 매혹적입니다. 나스르 궁전 내부에는 ‘대사의 방’, ‘사자의 중정’, ‘두 자매의 방’ 등의 명소가 즐비하니 꼭 한번 방문해보시길 추천드립니다. 이외에도 헤네랄리페 정원의 조경과 일몰의 풍경 또한 기억에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알함브라 궁전에서의 좋은 기억을 뒤로하고 코르도바로 발걸음을 했습니다. 코르도바도 이슬람 문명이 꽃피웠던 도시이기에 이슬람의 사원, 모스크를 그대로 이어받아 성당으로 개조한 곳이 있습니다. ‘메스키타’는 이슬람 문명의 두 번째로 큰 모스크였지만, 이슬람이 모스크의 소유권을 잃은 이례로 성당으로 쓰이게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모스크를 조금 변형한 수준에서 미사가 이뤄졌지만, 이후 메스키타의 중앙부만 도려내어 완전히 다른 형태의 성당을 삽입하면서 메스키타 내부는 이슬람과 그리스도쿄적 특징도 모두 띄는 특이한 형태의 성당이 되었습니다.
메스키타 내부의 기둥의 숲들은 빛이 거의 들어오지 않아 어두운 반면에 가운데의 성당은 빛이 굉장히 많이 들어와 밝습니다. 이러한 모습에서 극명한 대비를 느끼며 성당이 더욱 신성하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코르도바를 지나 스페인의 대표적인 휴양지인 미하스로 왔습니다. 북유럽의 부유층들이 따뜻한 겨울을 보내기 위해 휴양지로 선택하는 곳으로 유명합니다. 이곳에는 커대한 바위를 파서 만들어진 성당이 있습니다. ‘비르헨 데 라페냐성당’은 외관으로는 조그만한 돌을 쌓아올린 것처럼 보이지만, 내부는 커다란 바위를 파낸 듯한 동굴과 같습니다. 바위의 색감과 조그마한 규모 때문에 내부 분위기는 포근합니다. 스페인에서 갔던 성당 중 가장 친숙하게 느껴졌던 성당이었습니다.
세비야로 떠나기


미하스에 이어 해밍웨이가 살았던 론다를 지나 스페인의 마지막 도시 세비야로 향했습니다. 마드리드, 바르셀로나, 발렌시아에 이어 스페인의 제 4의 도시인 세비야는 스페인에서 가장 열정이 넘치는 도시로, 플라맹고의 본고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유럽에는 스페인 광장이라고 불리는 곳이 두 군데가 있습니다. 첫째가 로마 스페인 광장, 그리고 두 번째가 세비야에 있는 스페인 광장입니다. 세비야 스페인광장은 바로크 양식과 신고전주의 양식이 혼합되어있으며 가운데의 분수를 중심으로 둘러싸고 있는 건물들로 이루어진 넓은 광장이 특징입니다. 따로 플라맹고 공연을 보러가지 않더라도 스페인광장에서 플라맹고 버스킹이 이뤄짐으로 기회가 된다면 가볍게 플라맹고가 무엇인지 볼 수 있습니다. 그 열정에 빠져들어 공연을 보러갈 수도 있겠지만요.



스페인 광장에 이어 세비야의 랜드마크 세비야 성당에 도달했습니다. 유럽의 3대 성당 중 하나인 세비야 대성당은 고딕양식의 대표적인 건물로 이슬람교도들을 몰아내고 그리스도교의 우월함을 보여주기 위해 모스크를 부수고 그 자리에 지은 곳입니다. 고딕양식이 대표적이기는 하지만 워낙 오랜 기간동안 지어진 탓에 고딕, 신고딕, 르네상스 등 다양한 양식이 혼재되어있습니다. 세비야 대성당 정문 왼쪽의 높은 탑에 올라서면 세비야 전체를 모두 둘러볼 수도 있습니다.

지금까지 너무나 즐거웠던 스페인 성당 건축 여행기를 소개할 수 있어 행복했습니다. 글을 쓰면서도 그때의 기억이 떠올라 혼자서도 추억에 빠져들기도 했습니다. 이 글을 읽는 모두들 언젠가 스페인으로 떠나 열정도 느끼고, 즐거움도 느끼고 오시길 바라겠습니다.
천재 건축가 안토니 가우디부터 콜럼버스가 잠들어 있는 세비아까지, 스페인에서 종교와 건축을 함께 살펴보는 것은 어떨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