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유럽 건축 맛보기 ⑥ 모르텐스루드 교회(Mortensrud Chruch)
자연과 신성함 사이에서, 모르텐스루드 교회(Mortensrud Church)

노르웨이 오슬로 남부 외곽의 숲속에 자리 잡은 모르텐스루드 교회는 자연의 질서와 건축의 규범 사이에서 균형을 찾고자 했던 건축적 시도의 종교 건물입니다. 노르웨이 건축사사무소 Jensen & Skodvin Architects가 설계한 모르텐스루드 교회는 2002년에 완공되었으며, 철저하게 자연 지형을 존중하는 설계로 유럽에 위치한 현대교회 건축의 대표작 중 하나로 손꼽히고 있습니다. 국내에서는 잘 알려지지 않은 작품이나, 감성과 디테일 그리고 걷는 경험이라는 주제로 인상적인 공간 경험을 선사하는 건축물입니다.
북유럽 건축 맛보기 시리즈 여섯 번째, 모르텐스루드 교회(Mortensrud Church)를 통해 신성함과 물성, 그리고 숲이라는 자연의 조건이 어떻게 하나의 건축으로 통합되어 우리의 감각을 건드리게 되는지 맛보는 기회가 되길 바랍니다.
감성과 디테일, 그리고 걷는 건축의 교회

모르텐스루드 교회는 큰 소나무와 바위가 있는 작은 언덕 위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이곳의 교회는 기존의 ‘성스러운’ 이미지에서 벗어나, 주변 숲의 자연성과 직접적으로 연결하는 방식으로 설계되었습니다. 경사진 암반 지형을 거의 그대로 유지하면서 건물이 놓였고, 기존 지형을 손상시키지 않기 위해 기초 구조물 역시 암반 위에 얹히듯 가볍게 설치되었습니다. 이처럼 대지와의 연결 방식은 건축이 자연을 포섭하는 것이 아닌 자연의 연속선상에 놓이려는 태도를 엿볼 수 있습니다.

본격적인 건축 맛보기에 앞서 모르텐스루드 교회의 평면을 가볍게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단순한 장방형 평면으로, 그리 크지 않은 스케일의 공간입니다. 1층을 기준으로 좌측의 건물이 예배당으로, 우측의 건물은 사무실 및 관리 공간으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오늘 아티클에서 다루는 공간은 좌측의 예배당입니다. 자칫 보면 단순한 평면 같지만, 이곳은 도면에서 읽는 것보다 건물 내부 곳곳에서 실제로 만나는 건축 경험에 놀라움을 느끼게 되는 곳입니다.

문을 열고 들어가면 처음 만나게 되는 장면이 유리 벽으로 구성된 진입로입니다. 교회 내부로 향하는 방향의 유리는 투명으로, 외부로 향하는 방향의 유리는 불투명으로 구성되어 양측에서 빛을 유입시키면서도 동시에 시선이 향해야 할 방향을 명확히 제안하고 있습니다.

내부로 열린 투명한 유리창 너머로는 이곳에 원래부터 존재하던 나무들을 감싸는 작은 중정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숲속을 걷다 보면 갑자기 만나게 되는 열린 공터와 같은 공간을 내부에서도 마주하게 되는데, 이는 ‘만남’이라는 교회 건축의 원초적인 의미를 더욱 부각시키는 경험이 됩니다.

복도를 따라 진입하면 곧바로 해당 건물의 중심, 예배당과 마주하게 됩니다. 이 교회에서 가장 감동적인 건축 요소는 ‘빛’입니다. 기둥 없는 투명한 유리 외벽을 통해 주변의 나무들과 하늘이 그대로 내부로 들어오며, 시간대에 따라 외벽을 통해 주변의 나무들과 하늘이 그대로 내부에 유입되며 시간대에 따라 공간의 분위기가 섬세하게 변화합니다.


주요 구조는 지붕을 지탱하는 석조 벽과 강철 프레임으로, 석조 벽에서 약간 떨어진 유리 벽이 교회 공간을 둘러싼 좁은 복도를 정의하고 있습니다. 석조 벽의 돌은 모르타르 없이 쌓아 빛을 통과시키며, 균일한 면과 울퉁불퉁한 면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울퉁불퉁한 내부 석조 벽은 교회 삼면의 유리 입면을 통해 외부로 노출됩니다.

트러스 구조는 전통적인 교회 건축의 상징적 형식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것으로, 실내에서 보면 마치 숲의 나뭇가지들이 천장을 이루고 있는 듯한 인상을 줍니다. 이처럼 구조 자체가 공간의 서사를 강화하는 장치로 작동하고 있다는 점에서, 단순한 기능을 넘어서는 시적 건축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건물을 한 바퀴 돌아보면 건축가가 신경 쓴 섬세한 재료의 구분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사람의 시야가 닿는 레벨의 벽체들은 유리를 사용하여 교회를 감싸고 있는 숲의 장면을 그대로 만나게 하며, 그 위로 석조 벽을 쌓아 올려 빛을 조절하고 있습니다. 또한 사람들이 오고 가는 문과 같은 부분의 재료들은 석재와 대비되는 물성의 재료인 목재를 활용하여 주변 자연환경과 인간의 경험을 자연스럽게 연계하고 있습니다.

특히 바닥에서 만나는 자연 암반은 ‘공간을 걷는 행위’를 일상에서 의례로 전환 시키는 매개로 작용합니다. 콘크리트 바닥 일부에 솟아오른 암석들은 마치 섬과 같이 드러나 있으며, 이는 자연적 요소인 지형과 인공적 요소인 건축이 너무나도 익숙한 형태처럼 공존하고 있습니다.

이곳에서 가장 인상 깊은 지점은 석조 벽과 유리의 만남입니다. 석조 벽의 끝으로 다가가면 입면을 둘러싼 유리가 석조 벽과 일정 거리 이격하여 구성되어 있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러한 디테일은 돌이 쌓여 만들어지는 벽면의 울퉁불퉁한 입면을 그대로 살리면서도 외부와 내부를 구분하는 경계의 역할을 유리 벽이 수행할 수 있게 합니다.

이처럼 모르텐슬드 교회는 단순히 예배의 장소가 아니라, 자연을 깊이 사유하게 만드는 공간입니다. 종교 건축이, 또는 ‘거룩함’이라는 개념이 반드시 거대하고 장엄해야 하는가에 대한 질문을 던지며, 오히려 작고 조용한 자연의 질서 속에서 신성함을 찾아가고 있었습니다.

건축학과 학생으로서, 기회가 된다면 모르텐스루드 교회를 꼭 한번 방문해 보시기를 추천해 드립니다. 북유럽의 수많은 유명 건축물도 분명히 깊은 떨림과 인상적인 경험을 남겼지만, 이곳에서 만난 자연과 건축의 이야기는 여행 중 만난 그 어떤 공간보다도 강렬했습니다. 개인적으로 ‘가장 북유럽스러운’ 건축물이라 생각합니다. 도시를 떠나 숲을 걷고, 그 끝에서 만나는 모르텐스루드 교회는 분명 잊지 못할 건축적 경험을 선사할 것입니다.
모르텐스루드 교회(Mortensrud Chruch) 맛보기 정보

• 모르텐스루드 교회 주소 : Helga Vaneks vei 15, 1281 Oslo
• 운영 시간 : 화-목 / 10:00-14:00
• 입장료 : 무료 (사전 연락 필요)
* 이벤트 등 자세한 정보는 하단의 공식 웹사이트를 참고하시길 바랍니다.
모르텐스루드 교회 : https://www.kirken.no/kle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