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유럽 건축 맛보기 ③ 오슬로 공립도서관 (Deichman Bjørvika)

지속가능한 도시를 위한 제안, 오슬로 공립도서관 (Deichman Bjørvika)

2020년에 개관한 오슬로 공립도서관(Deichman Bjørvika)은 오슬로 오페라 하우스(Oslo Opera House)와 인접한 비에르비카(Bjørvika) 지역에 자리 잡고 있습니다. 이곳은 건축가와 지자체, 학계와 기업이 모여 온실가스를 줄이는 방법을 함께 모색하고 실천에 옮기는 지속가능한 도시 프로젝트인 ‘퓨처 빌트(Futre Built)’ 사업의 일환으로 계획되었으며, Atelier Oslo와 Lund Hagem가 공동으로 설계하였습니다.

 

북유럽 건축 맛보기 시리즈의 세 번째, Atelier Oslo & Lund Hagem의 오슬로 공립도서관(Deichman Bjørvika)을 통해 단순한 도서관의 의미를 넘어 문화와 교류의 중심지가 되는 공공 건축물의 역할에 대해 맛보는 기회가 되길 바랍니다.

 

도심 속 열린 공간, 모두를 위한 도시의 활력소

오슬로 공립도서관 (출처 : 렉-크레이터 서윤지)

 

오슬로 공립도서관이 위치한 이곳은 오슬로의 대표적인 문화지구로, 이전 답사기에서 다루었던 오슬로 오페라 하우스(Oslo Opera House)의 바로 옆에 자리 잡고 있습니다. 기차역에서 나와 광장을 가로지르면 곧바로 만나게 되는 이 건축물은 외관부터 독특한 형태로 시선을 끌어당깁니다. 건축물의 전체적인 색감은 오슬로 오페라 하우스와 유사한 백색으로, 입면의 가로로 긴 유리 외장은 마치 책장에 꽂힌 무수히 많은 책들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오슬로 공립도서관 1층 & 4층 평면도 (출처 : 아키데일리)

 

실제 현장 사진을 살펴보기에 앞서, 오슬로 공립도서관의 평면과 단면을 가볍게 훑어보고자 합니다. 평면의 가장 큰 특징은 중심부의 개방형 아트리움과 세 개로 나누어진 다각형의 코어 구조입니다. 1층 평면을 살펴보면 출입구는 총 3곳으로 도시의 어느 방향에서 건물을 만나도 곧바로 건물 내부로 진입할 수 있게 위치하고 있습니다. 또한 4층 평면을 살펴보면 실이 구획되고 분리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중앙의 보이드 공간을 중심으로 자유롭게 구성되어 있는 것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오슬로 공립도서관 단면도 (출처 : 아키데일리)

 

단면을 살펴보면 중앙 아트리움을 중심으로 수직적인 공간 경험이 강조됩니다. 이를 통해 자연광이 깊숙이 유입되도록 설계되어 낯 동안 인공조명의 최소화할 수 있으며, 시각적 개방감 또한 극대화하고 있습니다. 도서관의 구성은 위로 갈수록 조용하고 사색이 가능한 공간들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1층은 개방형 카페와 커뮤니티 공간, 도서 반납 및 대여 프로그램이 위치해 있으며, 2층은 어린이 도서관과 인터렉티브 교육 공간, 3층은 메이커스페이스, 녹음실, 만화방, 게임방, 등 창작 스튜디오, 4-5층은 일반도서 열람 공간 및 연구실, 그리고 마지막으로 6층은 독서 공간 및 전망대로 다양한 공간들이 모여 하나의 도서관을 이루고 있습니다.

 

오슬로 공립도서관 내부 아트리움 (출처 : 렉-크레이터 서윤지)

 

중앙의 거대한 아트리움이 인상적인 이 건물은 마치 노르웨이의 숲을 연상시키듯 탐색과 발견을 위한 수많은 공간이 서로 얽히고 열려 또 다른 지식의 장으로 우리의 발길을 이끌어내고 있습니다. 공간 중심의 보이드를 통해서 어디에 서 있던 전 층의 풍경을 한눈에 전부 담을 수 있다는 것이 가장 인상적입니다. 이를 통해 도서관 내부의 다양한 프로그램뿐만 아니라 그곳을 이용하는 사람들의 모습 또한 자연스럽게 도서관 일부의 풍경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오슬로 공립도서관 천장 (출처 : 렉-크레이터 서윤지)

 

지속가능한 건축을 목표로 한 오슬로 공립도서관은 구조부터 장식과 자재, 가구, 채광과 환기까지 모두 친환겨 기준에 맞춰 미래세대를 위한 건축을 그리고 있습니다. 그중 가장 인상 깊은 것은 내부 천장의 마감 형태입니다. 마치 벌집과 같은 패턴의 형태 속에 렌덤하게 조명이 배치되어 있는 것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형태는 전층이 보이드로 연결되어 있는 공간의 구조를 고려하여 소음을 최소화할 수 있는 구조의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오슬로 공립도서관 1층 내부 (출처 : 렉-크레이터 서윤지)

 

앞서 언급했던 것처럼 도서관 내부는 다양한 프로그램이 층별로 위치해 있고, 누구나 자유롭게 머물며 공간을 활용할 수 있습니다. 1층과 2층은 마치 현대적인 커뮤니티 센터와 같은 분위기를 조성하여 책을 읽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머무를 수 있도록 유도합니다. 다양한 체험 전시 또한 설치되어 있어 아이들이 자유롭게 뛰어다니며 경험하는 모습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오슬로 공립도서관 저층부 (출처 : 렉-크레이터 서윤지)

 

도서관에서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기존의 조용한 도서관의 모습이 아닌 가족 친화형 프로그램과 공간으로 저층부의 경우 아이들과 가족들을 위한 적극적인 환경들이 마련되어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아이들은 친구들 또는 부모들과 도서관 곳곳에 마련된 공간에서 자유롭게 책을 읽고 그림을 그리거나 뛰어놀며 소통할 수 있습니다. 또한 내부 곳곳에 마련되어 있는 유모차 전용 주차장도 낯설고 새로운 광경이었습니다. 이처럼 곳곳에서 가족과 아이들을 위한 배려들을 발견할 수 있었으며, 이는 ‘모두에게 열린 공간’이라는 공공 건축의 지향점을 다시 한번 실감하게 되는 순간이었습니다.

 

오슬로 공립도서관 상층부 열람실 (출처 : 렉-크레이터 서윤지)

 

건물의 4-5층은 일반적인 열람실로, 마치 노르웨이의 숲과 같은 건물의 구조를 한눈에 담을 수 있는 곳입니다. 이곳은 주로 성인들이 이용하는 공간으로, 자유롭게 책을 읽거나 작업을 하는 등 각자의 일상에 따라 다양하게 이용하는 모습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오슬로 공립도서관 열람실 내&외부 (출처 : 렉-크레이터 서윤지)

 

또한 열람실은 바깥에서 보였던 독특한 구조의 형태를 그대로 내부에 차용하고 있으며, 그로 인해 발생하는 레벨차를 통해 공간을 일부 구분하여 머무르는 목적과 용도에 따라 의자와 테이블을 선택할 수 있습니다. 단순히 책을 읽는 것뿐만 아니라 체스와 같은 보드게임들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으며 건물의 커튼월 외벽을 따라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경사로는 도시의 풍경을 조망할 수 있는 전망대의 역할 또한 함께 하고 있습니다.

 

오슬로 공립도서관 내부 디테일 (출처 : 렉-크레이터 서윤지)

 

오슬로 공립도서관은 변주가 가능한 다양한 공간과 볼륨을 이용하여 이용자의 호기심을 자극하도록 설계된 건물입니다. 실제 도서관 내부를 거닐다보면 발견할 수 있는 건물의 디테일한 고민들은 이용자로 하여금 한 지점에서 다른 지점까지 자연스럽게 이끌려 내부 구석구석을 탐험하게 만듭니다. 대표적인 예시로는 여러 가지 색감을 사용하여 만들어내는 다채로운 공간들을 꼽을 수 있습니다. 각자의 색감을 가지고 어우러지는 내부 디자인들은 도서관 구석구석 살아 숨 쉬는 듯한 느낌을 불어넣습니다.

 

오슬로 공립도서관 내부 디테일 (출처 : 렉-크레이터 서윤지)

 

도서관 내부에서 발견할 수 있는 또 다른 디테일은 구조체의 역할을 하는 기둥과 맨 위층의 천장이 맞닿는 부분입니다. 바닥과 천장의 역할을 하는 다른 층들과 다르게 평평할 필요가 없는 마지막 천장은 다양한 각도의 삼각형 도형으로 마감되어 있습니다. 이것은 각도에 따라 마치 퍼져나가는 것 같기도, 쏟아지는 것 같기도 합니다. 이러한 섬세함은 역동적인 공간의 보이드 공간을 더욱 극대화하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오슬로 공립도서관 입면의 자연광 자동 조절 커튼 (출처 : 렉-크레이터 서윤지)

 

마지막으로 발견한 디테일은 바로 자연광 자동 조절 커튼입니다. 도서관의 유리 커튼월은 그날의 날씨와 햇빛에 따라 자연광의 유입을 조절할 수 있는 실내 커튼이 자동으로 작동됩니다. 사진에서처럼 햇빛이 직사광선으로 들어오는 일정 부분만 커튼으로 차단하고 이외의 부분은 여전히 투명한 입면의 상태로 유지하기도 합니다. 실제로 제가 머무는 동안 날씨에 따라 달라지는 도서관의 입면을 발견하는 것도 하나의 즐거움이 되곤 했습니다.

 

오슬로 공립도서관 내부 설치된 예술작품들 (출처 : 렉-크레이터 서윤지)

 

이외에도 도서관 곳곳은 다양한 문화예술 작품들과 공존하고 있습니다. 시기에 따라 전시되는 예술 작품들 또한 하나의 볼거리가 되어줍니다. 이처럼 오슬로 공립도서관은 단순히 도서 보관소가 아니라 문화, 창작, 학습이 공존하는 현대적인 문화 공간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이곳은 단순히 기존의 도서관 개념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모든 시민들이 자유롭게 접근할 수 있는 창작 플랫폼으로서, 그리고 사회적 교류의 장으로서 자리 잡으며 현대의 공공건축이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오슬로 공립도서관 (Deichman Bjørvika) 맛보기 정보

 

• 주소 : Anne-Cath. Vestlys plass 1, 0150 Oslo, Norway

• 운영 시간 : 월~금: 08:00 – 22:00 / 토~일: 10:00 – 18:00

• 입장료 : 무료

 

* 오슬로 공립도서관에 대한 자세한 정보는 하단의 공식 웹사이트를 참고하시길 바랍니다.

https://www.deichman.n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