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유럽 건축 맛보기 ① 더 트위스트 (The Twist)

예술과 자연을 잇는 다리, 더 트위스트 (The Twist)

노르웨이의 자연 속, 북유럽의 평온함과 현대 건축의 창의성이 하나로 녹아든 공간이 있습니다. 세계적인 건축 사무소 BIG(Bjarke Ingels Group)이 설계한 더 트위스트(The Twist)는 단순한 미술관을 넘어, 자연과 예술, 건축을 잇는 특별한 다리입니다. 이곳은 노르웨이의 크로크달(Kistefos Sculpture Park)에 위치하며, 주변 자연의 아름다움과 조화로운 디자인으로 많은 이들의 찬사를 받고 있습니다.

 

북유럽 건축 맛보기 시리즈의 첫 번째, BIG의 더 트위스트(The Twist)를 통해 자연과 건축, 그리고 인간이 만나는 지점 속 디테일한 고민들을 맛보는 기회가 되길 바랍니다.

 

자연과 예술, 그리고 건축의 만남

더 트위스트 갤러리 @ 서윤지

 

더 트위스트는 키스테포스 뮤지엄(Kistefos Museum) 내에 위치한 미술관입니다. 해당 뮤지엄은 자연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조각공원(The sculpture park)으로, BIG의 건축물 뿐만 아니라 노르웨이의 다양한 예술가들의 조각품이 산책로를 따라 자유롭게 구성되어 있습니다.

 

조각공원 다이어그램 맵 @BIG

 

현재 조각공원에는 총 54개의 조각물들이 전시되어 있고, 더 트위스트는 마치 키스테포스 뮤지엄에 놓여진 여러 조각품의 일부처럼 위치해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실제로 더 트위스트는 갤러리와 다리, 그리고 조각품이 모두 합쳐진 건축물로, 단순히 구조물로서 다리의 역할만 하는 것이 아니라 미술관이자 동시에 조각품의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더 트위스트 조감도 @BIG

 

키스테포스 뮤지엄의 조각공원은 강 양쪽으로 확장되면서 조각공원 내에 두 번째 다리가 필요했고, 건축가는 관람객들이 효율적으로 순환할 수 있는 다리의 역할을 하도록 건축물을 디자인했습니다. 실제로 공원 전체를 둘러보려면 미술관을 반드시 지나쳐야 하므로 결국 공원 전체를 하나로 엮어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더 트위스트 평면도 @BIG

 

실제 현장 사진을 살펴보기에 앞서, 더 트위스트의 평면과 단면을 가볍게 훑어보고자 합니다. 이 건축물의 평면은 아주 단순하게 구성되었습니다. 공간은 하나의 흐름으로 이어지되, 건물의 내부로 들어오는 자연광을 조절하여 빛의 채도에 따라 3개의 갤러리로 나누어져 있습니다.

 

더 트위스트 단면도 @BIG

 

단면을 살펴보면 세 개의 갤러리가 어떻게 구성되어 있는지 더욱 직관적으로 읽을 수 있습니다. 도면 기준 우측에 위치한 남쪽 갤러리는 높은 층고와 불투명의 재료로 구성되어 있고, 북쪽 갤러리는 트러스와 커튼월을 통해 투명성을 확보하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북쪽 갤러리에서 계단으로 이어지는, 물과 땅이 만나는 지점에 위치한 지하 갤러리까지 확인할 수 있습니다.

 

더 트위스트 남쪽 입구 @서윤지

 

더 트위스트는 입구부터 간결하고 섬세한 디자인으로 우리를 맞이합니다. 건물의 양쪽 모두 주 출입구의 역할을 하기 때문에 진입 방향은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으나 주로 남쪽 입구로를 사용합니다. 진입로는 바닥의 잿빛 자갈과 유사한 색상을 띠는 콘크리트와 스틸을 사용하여 마치 산책길의 연장로처럼 느껴지게 합니다. 이는 실제 대지의 토양과 물의 상태를 철저히 분석하여 해당 결과를 토대로 설계되었다고 합니다. 건축물에 사용된 고강도 강철과 콘크리트는 주변 자연환경에 최소한의 영향을 미치도록 설계되었으며, 이는 지속가능성을 중시하는 현대건축의 흐름과도 맥을 같이 하고 있습니다.

 

더 트위스트 갤러리 내부 1 @서윤지

 

남쪽 입구로 들어오게 되면 2층 높이의 공간을 지나 높고 어두운 첫번째 갤러리와 마주합니다. 이곳은 직접적인 자연광이 들어오지 않기 때문에 그림과 같은 예술작품들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더 트위스트 갤러리 내부 2 @서윤지

 

첫 번째 갤러리를 지나면 외부에서 보았던 건물의 형태가 그대로 구현된 비틀린 공간이 드러납니다. 이곳은 양쪽 갤러리를 이어주는 내부의 다리와 같은 역할로, 건물이 90°로 비틀리며 천장이 벽이 되고, 벽이 천장이 되는 트위스트 그 자체를 만들어냅니다.

 

더 트위스트 갤러리 디테일 @서윤지

 

비틀어진 공간을 따라 걷다 보면 건물 곳곳에서 섬세하고 정교한 디테일들을 발견하게 됩니다. 미술관의 외부와 내부는 마치 하나의 면으로 만들어진 것 같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오직 직선만으로 이루어진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긴 알루미늄과 목재 패널들이 카드처럼 비틀리며 부채꼴 모양을 만들고, 이는 곡선으로 보이지만 실제로는 켜켜이 쌓인 수많은 직선들로 구현된 디테일의 건축입니다.

 

더 트위스트 갤러리 내부 3 @서윤지

 

북쪽 입구와 이어지는 갤러리는 강이 흐르는 방향을 향해 시각적으로 완전히 열려 있어 자연광이 건물 내부로 가득 쏟아집니다. 공간은 트러스 구조가 그대로 드러나며 남쪽 입구의 갤러리와 전혀 다른 분위기를 구성하며, 유리창을 통해 바깥의 자연 풍경을 한눈에 담을 수 있습니다.

 

더 트위스트 갤러리 유리계단 @서윤지

 

마지막 지하 갤러리는 북쪽 갤러리의 유리 계단을 따라 내려가면 만날 수 있습니다. 이곳은 강과 건물, 그리고 지형이 만나는 지점에 유리벽을 설치함으로써, 계단에 발을 딛는 순간부터 마치 자연스럽게 강가의 끄트머리로 이어질 것 같은 느낌을 주게 됩니다.

 

더 트위스트 지하 갤러리 @BIG

 

실제로 지하 갤러리에 도달하면 마치 자연의 한가운데 그대로 놓인 듯한 경험을 할 수 있습니다. 손 뻗으면 닿을 거리에 물이 흐르고, 자갈이 놓여있습니다. 강가 위를 가로지르는 건물의 하부는 이곳에선 마치 천장과 같은 역할을 합니다. 자칫하면 사방으로 흩어질 수 있는 시야를 누르며 자연스럽게 발끝을 따라 펼쳐지는 자연의 모습에 집중할 수 있게 만듭니다.

 

더 트위스트 지하 갤러리 & 화장실 @서윤지

 

지하 갤러리에 왔다면 빼놓지 말고 가봐야 할 또 하나의 장소가 바로 화장실입니다. 이곳은 지하로 내려올 때 밟고 내려왔던 불투명 유리 계단의 구조가 그대로 화장실의 내부로 구성되는 재밌는 공간입니다. 이렇게 사소하고 기능적인 공간까지도 구조가 곧 디자인이 되고, 디자인이 구조가 되는 디테일 들이 더 트위스트에서 발견할 수 있는 가장 흥미로운 건축 요소 중 하나입니다.

 

더 트위스트 북쪽 출입구 @서윤지

 

갤러리를 모두 둘러보고 나면 방문자들은 북쪽 갤러리 끝에 위치한 기념품 샵을 마지막으로 더 트위스트라는 다리를 통해 강을 완전히 건너게 됩니다.

 

키스테포스 뮤지엄 조각공원 내 조각품들 @서윤지

 

이외에도 키스테포스 뮤지엄은 조각공원을 따라 여러 작가들의 독특하고 인상적인 조각물들이 곳곳에 전시되어 있으니, 방문하시게 된다면 일정을 넉넉하게 잡아 여유롭게 둘러보시기를 추천드립니다.

 

더 트위스트 갤러리 @서윤지

 

BIG의 더 트위스트는 “건축은 경험이어야 한다”는 설계 철학에 따라 디테일한 작업을 통해 구현된 사례로, 이곳에서 건축은 단순히 물리적 공간으로서 기능하는 것이 아니라 감각적으로 풍부한 경험을 선사한다는 것입니다. 이 건축물의 가장 핵심적인 지점은 ‘강을 건너는 행위’를 통해 자연과 예술, 그리고 건축이 만들어내는 특별한 하모니를 경험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더 트위스트(The Twist) 맛보기 정보

 

• 주소 : Kistefossveien 24, 3520 Jevnaker, Norway

• 운영 기간 : 2025년 시즌 오픈 – 5월 10일

• 운영 시간 : 11:00 – 16:00 (2024년 기준/변동 가능성 有)

• 입장료

– 성인(26세 이상): NOK 20

– 청년/학생(20-25세) : NOK 100

– 아동 및 청소년(19세 이하) : 무료

 

• 키스테포스 뮤지엄 내 조각공원은 야외 시설이라 상시 개방이나, 이외의 프로그램들은 매년 유동적으로 운영되니 셔틀버스 예약 등 자세한 사항은 하단의 공식 웹사이트를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https://www.kistefosmuseu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