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화 그리기 프로젝트 : 학생 건축 단체 GAON
- 발행
- 2022.10.19
안녕하세요. 렉터스입니다 🙂
오늘은 부산 경남 학생 건축단체
GAON(가온)에서 도시재생 사업의
일환으로 긴 과정에 걸쳐 진행한
벽화 그리기 프로젝트를 소개하려 합니다.

INTRO
괘내마을을 알고 계십니까?
부산시 사상구를 지나는 경부선,
그 철길 옆에는 작은 마을이 있습니다.

오직 네 곳의 굴다리를 통해서만 오고
갈 수 있는 괘내마을, 그곳에 들어서게
되면 싱그럽게 자리 잡고 있는 텃밭,
골목마다 보이는 집들이 조화를 이루는
조용하고 정겨운 풍경이 펼쳐집니다.
괘내마을의 모습이 원래부터 이랬던 것은
아니었습니다. 경부선 철도와 백양대로로
인한 외부와의 단절로 접근성이 부족했고
철도에 인접한 마을이라 소음 문제 또한
발생하였습니다.

이러한 문제들로 인구 감소, 인구 고령화,
주거시설 노후화 등 문제가 연쇄적으로
발생한 마을은 ‘도심 속 오지’로 불리며
점점 낙후되고 소외되었습니다.
하지만 이러했던 괘내마을이 현재는 산뜻한
‘괘내 생태 문화마을’로 바뀌어가고 있습니다.
2022년까지 시행되는
‘도시재생 뉴딜사업’을 통한
‘마을 환경 개선 사업’이
진행되기 때문입니다.
도시재생뉴딜사업이란?
도시재생뉴딜사업이란 도시 쇠퇴에 대응해
물리적 환경 개선 뿐 아니라 지역을 주도로
하는 지역주민의 역량 강화를 통해 도시의
경쟁력을 높이고 일자리를 만드는 국가적
도시 혁신 사업입니다.
거주 환경이 열악한 노후 주거지 정비,
혁신 거점공간 형성을 통한 도시 경쟁력
회복, 사회 통합과 일자리 창출 등 긍정적
결과를 최종 목표로 삼고 있습니다.

괘내마을은 이러한 뉴딜사업 중
‘우리 동네 살리기‘ 유형을 채택해
소규모 주택정비 및 생활 편의시설
공급으로 마을 공동체를 회복하기
위해 힘쓰고 있습니다.
또한 도시재생 현장지원센터를 설립해
마을 주민과 행정 전문가의 교류를
추진하고 여러 행사 활동을 개최하는 등
대외적 소통의 장을 마련하고 있습니다.
그림으로 마을을 바꾸다
디자인연합 가온은 괘내마을 도시
재생 현장 지원센터에서 진행하고
있는 도시재생 공모사업 ‘안전하고
깨끗한 괘내마을 만들기’의 일환으로
벽화 그리기 프로젝트에 참여했습니다.
철로변 방음벽과 텃밭 울타리 등에
그림을 그리는 이번 프로젝트는 벽화를
활용한 생태 문화마을의 정체성 확립과
마을 환경을 개선을 목적으로 합니다.

괘내마을 도시재생 현장 지원센터에서
벽화 그리기 첫 미팅을 진행했습니다.
현장 지원센터 코디네이터 분을 뵙고
프로젝트의 대략적인 이야기를 나눈 후,
구역을 살펴보고 계획을 세우기 위해
괘내마을을 한 바퀴 둘러보았습니다.
저희가 벽화를 그릴 곳은 총 4개 구역,
길이가 200미터가 조금 넘는 다양한
규모의 담벼락이었습니다.

높이 5미터를 넘어가는 철도 옆 방음벽
부터 아기자기한 텃밭을 감싸고 있는
1미터 남짓한 돌벽까지,
각 구역마다 매우 다른 환경과 특징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벽화 재료 준비와
인원 모집에 있어 매우 신중히 계획하고
진행해야 했습니다.

답사 정보를 바탕으로 코디네이터님과
현장 지원센터, 주민분들의 지원으로
프로젝트를 진행하기로 했습니다.
미팅을 성공적으로 끝낸 후 가온 내부에서
벽화 그리기를 희망하는 학생들을 모집해
프로젝트 팀을 결성하였습니다.
벽화 컨셉 정하기
본격적으로 벽화 그리기를 준비하게
되며 어떻게 벽화를 구성할지에 대한
이야기가 우선적으로 이루어졌습니다.

팀 내에서 여러 회의를 진행한 결과
마을의 지리적 특징과 마을 내부에
존재하는 각종 요소들을 위주로
벽화를 그리자는 의견이 다수였고,
이에 모든 의견을 종합하여 컨셉 및
주제를 ‘이스터 에그’로 정했습니다.
벽화 컨셉 ‘이스터 에그’
게임, 영화, 소설 등에 숨겨져 있는 장치,
메시지를 의미하는 이스터 에그는 작품을
즐기는 사람들이 ‘우연히’ 발견해 작가의
의도를 찾아내는 즐거움을 선사합니다.
프로젝트팀과 도시재생 현장지원센터,
마을 주민들이 작가, 마을의 방문객이
작가가 숨겨둔 이스터 에그를 찾아보는
사람이 되는 것입니다.

마을 속의 이야기들을 수수께끼,
다이어그램 등의 다양한 형태로
이스터 에그화하여 벽화로 표현하고
마을을 방문객들은 벽화에서 우연히
마을의 이스터 에그를 찾아내며
괘내생태문화마을 자체를 즐기게
하는 것이 이번 벽화 그리기의
궁극적인 목표가 될 것입니다.
또한 벽화는 단순히 1회성으로 끝내는
것이 아닌 1년, 5년, 10년이 지나도
지속될 수 있도록 하여 마을 주민들도
참여하고 발전시켜 낼 수 있는 방식으로
벽화의 가치가 유지될 수 있도록
계획하고자 하였습니다.
멘토링 수업
프로젝트팀은 괘내마을 벽화에
이스터 에그로 표현할 요소들을
찾기 위한 방안을 마련하였습니다.
하지만 자료를 수집하면서 문제점이
발생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표면적으로 드러나 있는 괘내마을에
대한 정보들이 벽화를 채우기엔 턱없이
부족했으며 진행하는 프로젝트에 대해
마을 주민들이 어떤 반응을 보이는지도
확실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오랫동안 터를 지키며 존재해왔던
괘내마을이니만큼 마을에 오랜 기간
거주하신 분들도, 마을에 애정을 갖고
계신 분들도 매우 많았습니다.
괘내마을의 정보를 얻기 위해, 또한
작업을 진행하면서 반드시 필요한
주민분들과의 교류를 위해서 현장
지원센터와 함께 회의를 진행하였고,
마을 주민들을 대상으로 멘토링을
진행하면 좋겠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멘토링 수업 진행 과정
프로젝트 팀 내에서 선발한 3명의
멘토와 팀원들이 함께 진행하게 된
괘내마을 멘토링은 총 3주 차 6차시의
과정으로 매주 화요일, 금요일 오후
1시에 진행되었습니다.
1주 차에는 도시재생사업의 일환인
벽화 그리기에 대한 설명 위주로
진행이 되었고, 2주 차부터는 마을
주민들의 적극적인 참여로 괘내마을
소개 및 특징 설명과 벽화에 대한
구상 작업이 이루어졌습니다.

마을 내외적으로 해야 할 일들이
상당히 많았기 때문에 주민분들의
참여가 힘들 수도 있을 것이라는 현장
지원센터의 우려가 있었지만 예상외
많은 주민분들이 참여를 해주셨고
화목한 분위기로 진행되었습니다.
마을 주민분들은 멘토링을 위한
제작된 지도를 참고하여 괘내마을에
존재하는 다양한 이야기를 해주셨습니다.

괘내마을의 이름과 유래, 물길이 굳어
형성된 지금의 꼬불꼬불한 골목들,
괘내마을에서 많이 나는 작물들과 과일,
마을이 한눈에 들어오는 아름다운 장소와
같이 다양한 정보들이 하나둘 지도 위에
그려지기 시작했습니다.
또한 저희가 진행하려는 벽화에 대해
아낌없는 의견들을 내주셨는데, 마을
주민협의체 관계자분께서는 “어디든
존재하는 벽화가 아닌 괘내마을 만의
의미 있는 내용이 담겨 있었으면 한다.”
라는 말씀을 하시며 적극적인 지원을
약속해 주셨습니다.

성공적으로 멘토링을 진행한 프로젝트
팀은 자료들을 정리한 후 본격적으로
벽화를 그리기 위한 준비를 하였습니다.
벽화를 그리기 전 현장지원센터와의
최종 회의를 진행하기 위해서 각각의
구역마다 그릴 그림들을 구상하였고
필요한 인원과 사용할 재료들을
파악하였습니다.
막연하게만 느껴졌던 작업이 드디어
본격적으로 진행가능한 상태가 되어
벽화 작업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벽화 준비
벽화 준비는 각 구역에 배치할 인원과
재료 파악, 구역별 벽화 구상 순서로
진행되었습니다.
벽화에 참여하는 인원은 총 20명으로
개개인의 일정을 고려해 교대로 벽화를
그릴 수 있도록 계획하였습니다.

벽화에 사용될 재료는 수성 페인트와
아크릴 물감이었습니다.
넓은 공간에 그림을 그릴 때에는 수성
페인트를 조색하여 사용하기로 하였고
낮거나 좁은 공간에는 아크릴 물감을
사용해 더욱 세밀한 묘사가 가능하게
하였습니다.

또한 페인트칠을 하거나 벽화를 그려본
적 없는 팀원을 고려해 간단한 드로잉을
할 수 있는 유성 마카도 준비하였습니다.
벽화 구상은 준비 과정에 있어 가장
오래 걸린 작업이었습니다.
처음 괘내마을을 방문했을 때 거리 및
규모에 따라 4곳의 구역에 명칭을
붙여놓았고, 멘토링을 통해 얻은 정보를
바탕으로 각 구역마다 컨셉을 잡고
그림을 구상하기로 하였습니다.
구역별 벽화 구상
굴다리를 통해 마을로 들어서자마자
가장 먼저 보이는 철로 옆 방음벽을
A 구역으로 설정하였습니다.
가로 100미터, 세로 5미터에 달하는
방음벽은 구역 중 가장 큰 공간이었기
때문에 3개의 섹션으로 분류였습니다.
가장 눈에 잘 띄는 곳에는 마을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는 지도를 그리기로
했습니다.

마을 특성상 꼬불꼬불한 골목길이 많아
처음 마을을 방문한 사람들이 지도를
보고 쉽게 다음 스팟을 찾아갈 수 있게
계획하였습니다.
지도의 왼편에는 냇물을 그려 현재
만들어진 길이 원래는 물이 흐르던
물길이었다는 것을 강조하기로 했고
마지막 가장 작은 섹션에는 검은색
유성 마카로 아기자기한 캐릭터들을
그려서 색다른 재미를 추가했니다.
A 구역에서 10미터 정도를 걸어가게
되면 사람 키 정도의 낮은 돌담이
나오게 됩니다.
괘내마을의 안쪽으로 가는 여러 갈래
길의 시작점에 위치한 이 구역을
B 구역으로 설정하였고, 근처의
건물들을 검은색 실루엣으로 그려
넣어 방문자들이 쉽게 길을 찾을 수
있도록 안내하는 인포그래픽을
그리기로 하였습니다.
B 구역을 지나자마자 보이는 넓은
주차장을 끼고 올라가다 보면 다양한
작물이 심어진 텃밭과 텃밭을 감싸고
있는 C, D 구역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C 구역에는 땅콩, 고구마, 옥수수와
같은 작물들을, D 구역에는 로즈마리,
해바라기, 매리골드 등 원예 작물들이
자라고 있기 때문에 각 작물들을 그림,
타이포로 표현하기로 했습니다.
추가로 D 구역에는 괘내마을의 모습을
담은 포토카드를 그려 넣어 이후에도
계속해서 프로젝트가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을 암시하기로 하였습니다.
붓을 들다
벽화 작업 첫 날에는 퍼티 작업이
진행되었습니다. 기존의 벽에
파란색 페인트가 칠해져 있었지만,
군데군데 홈이 파여 있거나 얼룩이
져있는 등 조금씩 손을 봐야 할 곳이
있었는데,

이러한 곳들에 퍼티를 바름으로써
더욱 말끔한 벽에 벽화를 그릴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퍼티 작업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게 되면 페인트의 색이 예쁘게
입혀지지 않을뿐더러 시간이 지나
페인트가 벗겨질 수도 있게 됩니다.

어떻게 보면 퍼티를 칠하는 것이 가장
귀찮은 작업일 수도 있지만 나중에
멋지게 완성될 벽화를 위해서 꼼꼼히
퍼티를 덧발랐습니다.
퍼티가 마른 후 기존에 칠해져 있던
파란색 페인트로 다시 밑 색을
깔아주었습니다.

인트가 마른 후부터는 A 구역부터
그림을 그려나가기 시작했습니다.
먼저 컨셉별로 구상한 그림을 바탕으로
연필이나 분필을 활용하여 벽에 대략적
밑그림을 그리고, 구역별 어떠한 색상이
필요한지 파악하는 작업을 하였습니다.

페인트의 경우에는 색깔의 종류가 많지
않기 때문에 조색을 해야 하는데, 똑같은
색을 다시 만드는 일은 매우 어렵기에
한번 조색한 페인트로 모든 구역에 같은
색깔로 칠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색깔을 전부 입힌 후에는 그림의 경계
부분을 다듬거나 라인을 그려 넣는 등
마무리 작업을 하게 됩니다.

벽화를 그리는 작업은 순탄하게 진행이
되었지만 가장 큰 고비는 한여름에 작업을
해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폭염이 기승을 부릴 때는 아침이나
오후 늦게 작업을 하는 방식으로, 장마가
올 때는 방수포로 벽화를 보호하는 방식으로
계속해서 작업을 이어나갔습니다.
지원센터와 마을 주민분들도 적극적으로
벽화 작업을 도와주셨는데, 무거운 물건을
옮길 때는 차를 동원해 주기도 하셨고
무더운 날 작업을 진행할 때는 마실 것들과
간식을 가져다주시면서 응원의 말씀을
전해주셨습니다.
많은 분들의 도움과 응원 속에 벽화는
점점 선명하게 벽을 채워 나갔습니다.
서브 프로젝트 : ‘괘내로 온대이’ 행사 부스 운영
한창 벽화 작업이 진행되던 무렵,
괘내마을에서는 ‘괘내로 온대이’
행사가 열리게 되었습니다.
괘내마을 주민협의체의 주관으로
2회에 걸쳐 진행된 행사는 신청자를
대상으로 마을을 한 바퀴 둘러보는
스탬프 투어 형식으로 진행되었습니다.

어린이들을 주 대상으로 진행된
‘괘내로 온대이’ 행사에는 마을 곳곳
설치되어 있는 부스에서 텃밭 작물 수확,
공방 체험 등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들이
운영되었습니다.
벽화를 그리고 있던 저희들 또한
‘괘내로 온대이’ 행사에서 부스를
운영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되었는데,

1회 행사에서는 벽화 체험 부스를,
2회 행사에서는 페이스 페인팅 부스를
운영하기로 결정하였습니다.

제1회 ‘괘내로 온대이’ 행사에서는 텃밭
체험 장소 바로 밑에 부스를 설치했습니다.
작물 수확 체험을 마친 어린이들이 바로
관련 경험을 바탕으로 벽화를 그리도록
유도하기 위함이었습니다.

손에 흙을 잔뜩 묻힌 채 내려오는
아이들에게 페인트를 대신할 유성
마카를 하나씩 쥐어 주고 텃밭에서의
경험을 자유롭게 벽에 그릴 수 있도록
설명을 덧붙였습니다.

아이들 손이 거쳐간 곳에는 옥수수와
같은 작물들과 행사를 체험하는
모습들이 다양하게 그려져 있었습니다.

제2회 ‘괘내로 온대이’에서는 행사의
마지막 코스에 페이스 페인팅 부스를
마련했습니다.

아이들에게 무해한 헤나 스티커와
페이스 페인팅용 물감을 준비하여
아이들을 맞이하였습니다.
아이들은 저마다 원하는 방식의
페이스 페인팅을 골랐고 사과, 수박
등 형형색색의 과일들이 아이들의
얼굴과 손에 생겨났습니다.

행사에 참여한 벽화 프로젝트 팀원
한 명은 벽화 프로젝트와 연계한
색다른 부스 체험을 통해 아이들에게
특별한 추억을 선물해 주었다는 것이
가장 값진 경험이었다고 말했습니다.

2번의 행사를 마무리한 뒤, 얼마 남지
않은 벽화 작업에 박차를 가했습니다.
완료된 부분을 한 번 더 점검하고
부족한 부분을 채워 넣으면서 꼼꼼히
벽화 작업을 계속한 결과,
2022 9월 맨 마지막으로 기획하였던
텃밭 옆 담벼락을 마무리 짓는 것으로
약 6개월간의 벽화 작업이 끝이 나게
되었습니다.

벽화 작업이 끝난 후 마을 주민분들을
모시고 마을을 한 바퀴 돌며 그동안
진행했던 프로젝트의 과정과 함께
완성된 벽화의 모습을 보여드렸습니다.

부족한 부분이 많았지만 주민분들께서
매우 흡족해하시며 마을에 멋진 그림을
그려주어 고맙다는 말을 덧붙였습니다.

처음 진행해 보는 벽화 그리기였던
만큼 난항도 많았지만 이를 해결하기
위해 단합했던 시간들과 성공적으로
프로젝트를 마무리 지었다는 만족감은
앞으로도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것에 있어 한층 더 성장할 수 있는
계기로 자리 잡을 것입니다.

오랜 시간 동안 함께한 연합원들과
소중한 기회를 제공해 준 괘내마을에게
감사의 인사를 올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