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공간이 된 재벌의 별장, 남양주 아유 스페이스
INTRO

40년간 모 기업 재벌의 개인 별장으로 사용되었던 3,500평 규모의 북한강을 품은 남양주 어느 건물이 있었다. 예상컨대, 이곳은 그가 도시에서 빠져나와 잠시동안의 여유를 가질 수 있는 장소가 되었을 것이다. 그 여유와 안식은 2022년 조병수 건축가의 손에 의해 모두가 향유할 수 있는 것이 되었다. 4월의 경기도 공간, 남양주 화도읍의 ‘아유 스페이스’ 다.
아유 스페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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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치 : 경기도 남양주시 화도읍 북한강로 1462번길 71 아유 스페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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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영시간
평일 | 10:00 ~ 21:00
주말 및 공휴일 | 09:00 ~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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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계영업시간
평일 | 10:00 ~ 20:00
주말 및 공휴일 | 10:00 ~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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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지면적 : 10,549 m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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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면적 : 1,198.51 m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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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화번호 : 031 – 516 – 6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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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식 인스타그램 : @ayu.spa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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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식 홈페이지 : https://ayuspace.kr
● A.Y.U
아유 스페이스는 세 가지 철학에 기초해 디자인 됐다. 첫째는 건강한 몸, 마음, 그리고 영혼을 위한 삶의 지혜를 뜻하는 인도의 철학 아유르베다 (Ayurveda). 둘째는 건축과 자연의 병치를 통한 음과 양의 균형, 셋째는 오감 (미각, 촉각, 후각, 청각, 시각)을 깊어지게 하는 ‘치유의 공간’이다. 이 철학에 맞춰 아유 스페이스는 총 네 가지 테마의 장소로 구성되어있는데, 자연을 이루는 물, 불, 흙, 바람이 그것이다. 마치 고대 철학자들이 생각했던 지구의 근원, 4원소를 담은 것 같기도 하다.
●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


이곳 아유 스페이스의 자리에는 원래 기존 별장 두 동과, 오랫동안 별장주가 가꿔온 정원이 있었는데, 지금의 아유 스페이스가 되면서 콘크리트 신축 아유 카페가 더해져 총 세 채의 구성이 되었다. 구축의 과거적인 표현과 신축의 현대적인 표현. 각자의 표현이 다른데도, 이질감이 거의 느껴지지 않고 조화롭게 어울리고 있어 편안한 느낌을 받을 수 있었고, 되려 콘크리트에 비치는 한옥의 그림자가 운치있게 다가왔다. 그 이유가 궁금해졌다.
● 편안한 불완전함
그 이유는 공간을 둘러보며 곧바로 알 수 있었다. 이곳에서 ‘직선’을 발견하기란 쉽지 않다. 원형 매스, 진입로, 가구, 하다못해 산책길까지. 대부분의 표현요소가 곡선으로 만들어져있는데, 매끄럽고 날렵한 기계적인 곡률이 아니라 마치 스케치를 한 듯한 자연스러운 필체로 장소를 채우고 있다. 이는 한국이 가지고 있는 전통적인 곡선의 미를 느끼게 하고자 함이다.

관계자 분의 배려로 카페 옥상으로 올라가 볼 수 있었는데, 위에서 내려다보는 중정은 또 다른 느낌을 줬다. 낮은 건물과 주변의 풍경, 그리고 찌글찌글한 중정의 곡률의 조합이 위에서 바라보면 마치 땅을 파내고 정원을 만든 느낌을 줬다.


‘자연스러움‘을 적극적으로 보여주기라도 하듯, 조병수 건축가가 디자인 한 정원의 거친 콘크리트 벽체가 산책로로 이용자들을 이끌고 있었다. 조병수 건축가와 건축주 장미영 대표가 원했던 이런 인간적인 언어가 방문하는 사람들에게 편안함을 주고, 구축과 신축을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도록 돕는 것 같기도 하다.
SPACE
● 바람 – 아유 카페


이곳에 방문한 사람들이 가장 먼저 만나는 맞이공간, 아유카페. 아유카페는 중정을 갖고 있는 타원형 덩어리로 디자인됐다. 이곳에서 사람들은 카페에 들어왔을 때 가장 먼저 보이는 이 중정을 매개로 하나의 풍경을 공유한다.


중정에는 화강암 한 덩이가 묵묵히 자리를 지키고 있는데 흔히 생각하는 중정의 모습이 아닐 것이다. 이는 북유럽의 원초적인 자연환경을 연상시키게끔 구현했다고 한다. 그럼에도, 나는 어딘가 동양적인 향기가 느껴지기도 했다.
건물 밖과는 다르게 나무나 식생으로 공간을 채우지 않고 비움으로써 새로운 공간감을 만들고, 하늘과 땅을 끌어들여 비워져있음에도 허전하지 않았다.


커피 | 아유 스페이스는 이 공간을 조금 더 깊이 향유할 수 있도록 카페의 본질, 커피와 베이커리에도 정성을 기했다. 아유 스페이스 내부의 로스팅 공장에서 자체적으로 매일 로스팅한 원두로 만든 스페셜티 커피는 깔끔한 맛이 일품이다. 필자는 커피를 자주 즐기는 편은 아니지만, 마셨을 때 부드러운 목넘김과 뒷맛을 느낄 수 있어서 좋았다.
● 흙 – 아유 갤러리

카페에서 야외 테라스 방면으로 발걸음을 옮기면, 아담한 한옥 한 채를 만날 수 있다. 정미영 대표와 조병수 건축가는 기존 별장 건물을 최대한으로 유지한 채 아유 스페이스가 만들어지길 바랐기 때문에, 조금의 보수작업만 들어간 채 원래의 모습이 남아있다.
지금은 전시 준비중이지만, 지난 11월 초까지는 장욱진 화백의 작품이 전시됐었는데, 관계자분의 배려로 살짝 내부공간을 들여다볼 수 있었다. 들어가기 전, 한옥에 어울리는 골동품 잠금장치를 구해 달아두신 대표님의 센스에 살짝 미소가 지어졌다.


내부공간은 역시나 한옥만이 가지고 있는 따뜻하고 절제된 아름다움이 돋보였고 유리창이 아닌 빛만을 통과시키는 한옥만의 창호지가 이 공간을 정적인 갤러리로 만들어주는 듯 했다.
● 물 – 아유 레스토랑


기존 한옥과 함께 있던 양옥 건물이다. 45년 전에 지어진 이 건물도 조병수 건축가에 의해 재생되었는데, 마찬가지로 기존의 골조들을 대부분 유지한 상태에서 작업이 진행됐다.

실내에서 그 흔적을 더 잘 확인할 수 있는데, 창문의 형태와 위치, 벽돌들까지도 전부 보존하면서 이 건물이 지어질 시기의 건축 양식을 그대로 사람들이 경험할 수 있도록 했다. 한옥과 언어를 같이한 기존 건물의 경사지붕, 그리고 천장에 덧대진 흰색 마감과 기존 회색 마감재의 중첩이 새로운 공간감을 연출하고 있었고, 재벌의 여름 별장이라는 컨셉 아래 만들어졌음을 증명이라도 하듯 어딘가 모르게 프라이빗함이 느껴지는 것 같았다. 창들의 위치도, 저 멀리 자연과 테라스 방향으로만 일관적으로 나 있어서 외부의 간섭 없이 프라이빗함을 더하고 있다.

아유 레스토랑이 만들어지면서 새로 더해진 것은 바로 창이다. 조병수 건축가의 디자인인데, 기존의 일자 창이 있던 자리를 걷어내고 삼각형의 투명한 창과 함께 자연으로 더 손을 뻗었다. 여기에 사용 된 프레임에 미러 스테인리스가 사용되었는데, 하늘과 자연을 여기저기로 반사해 조금 더 풍성한 경관을 만들어내고 있었다.
● 불 – 아유 가든

아유 스페이스가 만드는 장소성은 건물로만 완성되는 것이 아니다. 사이트에 아유 스페이스를 녹아들게 한 야외 정원과 테라스는 조병수 건축가와 오랜 기간 작업을 함께 해온 전용선 조경가의 손길이 들어갔다. 마치 인위적으로 조경을 손 대지 않은 것처럼 오백살 된 향나무, 이백살 된 은행나무, 삼백살 된 단풍나무, 메타세콰이어 나무 등 수 세기를 한 자리에서 보낸 터주대감들과 돌들, 나무들을 재배치하며 아유 스페이스를 자연에 녹여냈다. 여러 갈래로 난 구불구불한 산책길을 거닐면서 나무 사이사이로 보이는 북한강을 바라보는 것도 하나의 재미가 되었다.
OUTRO
겨울향이 물씬 풍겨오는 계절이 왔다. 자연으로 녹아든 공간의 좋은 점은 창이라는 프레임을 통해 계절의 변화를 여실히 느낄 수 있다는 것이다. 아유 스페이스에서 스페셜티 커피 한 잔과 함께 북한강 풍경 속에서 겨울을 향유하는 시간을 가져보기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