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감을 도와줘! 아키라운지 with 김민준

INTRO

설계의 마지막 과정에서 빠질 수 없는 모형. 모형을 만드는 데에도 다양한 기법과 재료가 쓰입니다. 그 중 하나인 레이저컷팅 공방은 학생들도 마감할 시기에 많이 찾곤합니다. 홍대에 위치한 메이커스스페이스 아키라운지, 김민준님과 함께했습니다.

 

INTERVIEW

Q. 안녕하세요.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리겠습니다!

 

A. 안녕하세요. 홍익대학교 건축학과를 졸업하고 홍대에 위치한 레이저공방 아키라운지를 운영하고 있는 김민준입니다. 아키라운지는 건축, 디자인, 예술 분야 학생과 실무자를 대상으로 레이저커팅, 각인, 시제품 제작을 전문으로 하고 있습니다.

 

▲ 4학년 현대자동차 산학협력 미래도시스튜디오 모형 – 학부시절 작업

 

Q. 주로 어떤 작업들을 하고 계신지 소개 부탁드립니다.

 

A. 아키라운지에서는 건축모형 제작, 전시 오브제, 시제품 제작 등 폭 넓은 작업을 진행합니다. 특히 건축학과나 디자인학과 학생들의 졸업전시, 공모전 출품을 위한 의뢰가 많습니다. 그 외에도 자체적으로 리메티라는 제품 브랜드를 런칭해 무드등, 상패, 케이스 등 제품을 직업 기획, 제작, 판매하고 있습니다.

 

Q. 레이저 커팅 공방을 오픈하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A. 대학교 1학년 때부터 밤새 모형을 만들면서 ‘레이저공방 수요는 많지만 공급이 정말 부족하다’라는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당시 메이커스스페이스가 막 활성화되던 시기였고 이 분야가 앞으로 커질 거라는 확신이 들었죠. 그때부터 직접 사업계획서를 작성하고, 시장조사와 레이저 장비 박람회를 다니며 하나씩 준비하기 시작했습니다. 이후 대학교 2학년 때 휴학을 결심하고 아키라운지를 창업했습니다.

 

▲ 홍익대학교 건축학과 CC – 창업

 

Q. 학부생 때는 어떻게 설계를 해오셨나요?

 

A. 학부 2학년 때부터 창업을 했습니다. 사실 저도 설계를 굉장히 좋아해서 원래 진로를 설계 쪽으로 가려고 했는데 창업하면서 아키라운지를 키우다 보니, 설계 쪽보다는 아키라운지를 키우는 게 더 맞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인지 학부생 당시 설계는 거의 급하게 그냥 해서 간 것 같습니다. 일이랑 설계를 둘 다 선택할 수가 없어서 일을 1순위로 두고 남는 시간에 설계를 진행하다보니 고학년 때 설계 작품을 보면 그렇게 퀄리티가 높지는 않던 것 같아요.

 

▲ 3학년 1학기 오피스 설계 모형 – 학부시절 작업

 

Q. 창업하는 과정에서 어려운 점은 어떤 것이었나요?

 

A. 사실 창업을 노베이스로 시작을 해서 어려웠던 점이 굉장히 많은데요. 맨 처음에는 세금 관련된 부분이 가장 어려웠던 것 같습니다. 예상했던 것보다 자금이 나가는 것도 많고 뭔가 세금을 정리해야 하는 부분도 많아서 그게 어려웠어요. 거의 초반에 그런 세금이나 뭔가 너무 어린 나이에 시작하다 보니까 그 모르는 것을 스스로 익혀 나가야 하는 것들이 좀 어려웠던 것 같습니다.

 

Q. 기억에 남는 작업은 어떤 작업이었나요?

 

A. 최근에는 구가도시건축 25주년 전시에 사용된 작업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아직도 전시가 진행 중인 걸로 알고 있는데 당시 한남동 전체 모형 콘타 제작을 의뢰받아 작업을 진행했습니다. 처음엔 “이렇게 많은 콘타가 어디에 쓰일까?” 싶었는데 전시장을 직접 찾아가 보고 정말 감탄이 나왔습니다.

 

Q. 작업하면서 느끼는 보람은 어떤 것인가요?

 

A. 아키라운지는 누군가의 아이디어가 실제 형태로 완성되는 순간을 함께하는 공간입니다. 특히 마감 기간에는 학생들도 저희도 밤낮없이 정신없이 작업을 하게 되는데요. 그 폭풍 같은 시간이 지나고 나면 의뢰해주셨던 분들이 공모전 수상, 졸업전시 수상, 완성된 모형 사진을 보내주시며 ‘덕분에 잘 끝냈다’고 연락을 주시곤 합니다. 그럴 때마다 정말 큰 보람을 느낍니다. 단순한 제작 대행이 아니라 누군가의 성취 순간을 함께 만들어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 2025 목조건축대전 대상 아키라운지 의뢰

 

Q. 작업이 많지 않을 때에는 주로 무엇을 하시나요?

 

A. 제품 디자인과 마케팅에 시간을 쏟는 것 같습니다. 런칭한 제품 브랜드의 제품을 디자인을 하면서 시간을 보내고 홍보용 자료로 릴스를 만들기도 합니다. 학부 때 익힌 모형 관련된 팁들이 있잖아요. 고학년으로 갈수록 전시회나 주변에 얘기를 많이 들으면서 알게 됐는데 저학년 때는 모르는 부분이 많으니까 그런 팁들을 공유하면 좋겠다고 생각을 해서 시작을 했고요. 지금은 많은 분들이 좋아해 주시는 것 같습니다.

 

Q. 외부 작업도 종종 하시는 것 같던데요?

 

A. 종종 의뢰가 들어옵니다. 저희가 지금은 모형에 필요한 그런 재료들을 가공 대행하는 업무만 하고 있는데 일이 그렇게 많지 않을 때는 모형 제작 의뢰가 들어오면 받아서 같이 진행을 합니다. 그래서 최근에도 계룡 건설에서 유튜브 관련된 영상 콘텐츠를 만들 때도 같이 모형 제작에 참여를 했습니다.

 

▲ 계룡건설 모형제작 의뢰

 

Q. 건축 모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A. 물론 설계가 가장 중요하겠지만 모형의 완성도를 높이려면 재료의 조합과 디테일이 핵심이라고 생각합니다.

여러 전시회를 다니다 보면 궁합이 잘 맞는 재료들의 조합이 따로 있다는 걸 느끼게 됩니다. 예를 들어 표면 질감이나 두께, 색감의 대비가 잘 맞으면 모형이 훨씬 생동감 있고 설득력 있게 보입니다. 또한 눈에 잘 띄지 않는 공간까지 디테일을 채워 넣을 때 비로소 전체가 살아 있는 모형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 아크릴 평면도 각인

 

Q. 해보고 싶은 작업이 있을까요?

 

A. 지금은 3D 프린터를 도입을 가장 해보고 싶습니다. 지금까지는 레이저 커팅기를 이용해서 아크릴이나 목재 같은 재료를 가공하는 일만 하고 있는데 3D 프린터 관련된 수요도 많이 들어오고 있고요. 레이저 커팅기만으로는 표현을 못하는 것을 3D 프린터가 있을 때에 그 표현할 수 있는 것들이 많아서 그게 가장 해보고 싶습니다.

 

Q. 학생들이 잘 모르는 모형 꿀팁 하나 공유해주세요.

 

A. 아크릴을 순간접착제로 붙이면 ‘백화 현상’이 생겨 표면이 뿌옇게 변할 때가 있습니다. 이럴 땐 신나를 면봉에 살짝 묻혀 닦아내면 쉽게 제거할 수 있습니다.

마감 재료로는 로얄지 미색과 포플러 합판 조합이 가장 무난하면서도 예쁘게 잘 나오는 편입니다.

 

Q. 마지막으로 학생들에게 한 마디 부탁드립니다.

 

A. 요즘에 취업 경기가 굉장히 안 좋은 걸로 알고 있어요. 설계나 건설 분야나 건축에서 갈 수 있는 분야들이 대부분 취업이 어려운데 이런 창업도 한 가지 선택지가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굳이 설계를 하지 않더라도 제가 생각하기로는 3D 프린팅, 랜더, 모델링과 관련된 외주를 받다가도 충분히 창업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생각을 하기 때문에 꼭 건축을 한다 해서 설계 뿐만 아니라 다양한 선택지를 폭넓게 생각해 보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 2024 홍익대학교 졸업전시 수상작 의뢰

 

OUTRO

이른 나이에 공방을 차리고 자리를 잡아 현재까지 많은 작업을 해오신 김민준님의 이야기를 들어보았습니다. 건축을 배우고 다양한 분야로 진출할 수 있습니다. 그 중 모형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지요. 그의 이야기는 창작의 과정이 얼마나 실질적인 기술과 꾸준한 실행력 위에서 완성되는지를 보여주었습니다. 학생 시절 모형 제작의 경험에서 출발해 실제 창업까지 이어진 흐름은 단순한 선택이 아니라 스스로의 필요를 해결하며 만든 길이었습니다. 아키라운지가 지금도 많은 창작자들의 작업을 뒷받침하는 것은, ‘누군가의 결과’를 함께 책임지는 태도와 일을 즐기는 태도에서 비롯된 것이었습니다. 설계 이외에도 다양한 길이 있고 그 길은 만들어 나갈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