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건축 : 건축의 확장일까, 다른 분야일까?
INTRO
도시는 수많은 건축의 집합이지만, 그 책임은 종종 분산되어 있습니다.
이 느슨한 구조 속에서 건축가는 어떤 질문을 던질 수 있을까요?
이번 인터뷰는 건축 실무를 바탕으로 도시를 고민하게 된 경험을 통해 건축가의 역할이 어디까지 확장될 수 있는지를 묻습니다. 단일 프로젝트의 완성보다 도시라는 시스템 안에서 작동하는 설계의 영향력과 한계를 함께 짚어봅니다.
건축과 도시를 나누는 대신, 그 사이에서 발생하는 질문들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봅니다.

INTERVIEW
Q. 안녕하세요. 간단한 자기소개와 어떤 분야의 일을 하고 계신지 소개 부탁드립니다.
A. 안녕하세요. 저는 06학번으로 건축학부를 전공했고 2011년에 정림건축 주거설계본부로 입사해 20년 하반기부터 신설된 도시건축부서에서 근무중인 김유나라고 합니다.

Q. 건축 전공 이후 주거 설계 실무를 거쳐 도시 분야로 확장하게 된 과정이 궁금합니다.
A. 주거 설계를 중심으로 실무를 시작했고, 이후 회사 내에 도시관련 조직이 신설되면서 그 흐름에 합류하게 되었습니다. 실무를 이어가면서 도시계획 석사를 병행하며 도시 분야의 역량일 키웠습니다.

Q. 도시건축은 ‘건축의 확장’인가요, ‘완전히 다른 분야’인가요?
A. 저는 건축의 확장이라기보단 그 경계에 있는 분야라고 생각해요. 평가는 갈리지만 다들 알고 계시는 르꼬르뷔지에나 우리나라를 대표하신 건축가중 한 분이셨던 김석철 건축가님도 건축뿐만 아니라 도시계획도 하셨잖아요. 이처럼 원래 건축가가 건축과 도시를 함께 다루던 영역이었는데, 근대 이후 세분화로 분리되었다가 최근에 다시 통합되는 흐름에 있는거 같아요.

Q. 그렇다면 건축 설계와 도시건축을 가르는 핵심 차이는 무엇이라고 보시나요?
A. 공공공간을 어떻게 바라보느냐의 차이라고 생각해요. 건축이 하나의 건물과 필지를 중심으로 사고한다면, 도시는 그 사이의 여백과 공공을 먼저 생각합니다. 지구단위계획은 건물을 규정하기보다는 건축이 잘 들어올 수 있는 최소한의 규칙과 가능성을 만드는 작업에 가깝습니다.

Q. 건축학과 설계 수업에서는 창의성이 많이 요구되는데, 도시건축에서는 건축가의 창의성이 오히려 줄어든다고 느껴질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A. 줄어든다기보다는 작동하는 방식이 다르다고 보는 게 맞는거 같아요. 형태의 독창성보다는 어떤 시설을 어디에 배치할지, 공원과 가로를 어떤 구조로 만들지, 사람들이 모이게 하는 프로그램과 운영을 어떻게 설계할지에 대한 창의성이 중요해지는 것 같아요.

Q. 도시건축에서 건축가의 역할은 어떻게 달라진다고 보시나요?
A. 형태를 만드는 역할보다는 공공성과 사업성을 동시에 성립시키는 역할에 가까운거 같아요. 질 좋은 공공공간이 도시의 가치와 사업성 모두를 높일 수 있다는 논리를 만들고, 행정과 사업주 사이에서 그 균형을 조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Q. 도시건축에서 특히 중요하다고 느끼는 역량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A. 커뮤니케이션 능력입니다. 물론 설계분야가 모두 커뮤니케이션이 중요하지만, 도시는 행정의 개입이 깊고 이해관계자가 많기 때문에 설계 자체뿐 아니라 협의하고 설득하는 과정이
매우 중요합니다.

Q. 건축 전공자가 도시건축을 하기 위해 건축가님처럼 반드시 도시계획 전공을 거쳐야 할까요?
A. 반드시 그렇지는 않습니다. 학업으로 보완할 수도 있고, 실무를 통해 접근할 수도 있습니다. 중요한 건 전공보다는 흥미와 성향이라고 생각합니다.

Q. 그렇다면 건축 전공자가 도시건축에서 가질 수 있는 강점과 반대로 보완이 필요하다고 느끼는 부분이 있으실까요?
A. 건축은 공간, 인간의 행태, 사업, 역사 등 다양한 요소를 통합적으로 사고하게 만듭니다. 특히 입체적인 공간 감각과 통합적 사고는 도시건축에서 중요한 강점이 되는 것 같아요. 반대로 거시적인 마스터플랜 사고와 함께, 그걸 현실적으로 구현할 수 있는 사례를 분석하는 능력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도시를 바라보는 지속적인 관찰과 질문의 태도가 중요합니다.

Q. 마지막으로 도시건축을 희망하는 학생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경험과 도시건축을 고민하는 학생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으실까요?
A. 지역과 도시 단위의 답사를 많이 해보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건물 하나만이 아니라 그 주변 맥락까지 함께 보는 경험이 중요한 것 같아요. 도시는 한 번 만들어지면 되돌리기 어렵기 때문에 도시에 대한 애정이 가장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무엇보다 지금 하고 있는 일에서 재미를 잃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하지 않을까요?

OUTRO
도시건축은 건축의 확장일 수도, 또 다른 분야일 수도 있습니다. 이번 인터뷰는 그 질문에 단정적인 답을 내리기보다는 건축가의 시선이 어디까지 넓어질 수 있는가를 따라가 볼 수 있었습니다. 건물 하나에서 출발한 고민은 도시라는 시스템 안에서 더 많은 관계와 역할을 만나게 됩니다.
그 과정에서 건축은 형태를 넘어 공공과 일상, 그리고 사회와 맞닿습니다. 도시건축은 분리된 선택이 아니라 건축을 조금 더 넓게 바라보는 하나의 방식일지도 모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