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학도의 여정 : 공간을 기록하다.
INTRO
이번 아티클에서는 ‘공간 교과서’ 인스타그램 채널을 운영하며, 일상 속 건축과 공간에 대한 건축적 이야기들을 친근하게 풀어내고 계신 진세인 작가님과의 인터뷰를 진행하였습니다. 단순히 공간 소개를 넘어, 공간을 바라보는 태도와 그 의미, 그리고 건축가로서의 방향성에 대한 깊이 있는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습니다.

INTERVIEW
Q. 간단히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현재 어떤 활동을 하고 계신가요?
A. 안녕하세요, 서울 소재의 아뜰리에에서 건축 실무 경험을 쌓고 있고, 동시에 건축 공간 SNS 계정 ‘공간 교과서’ 채널 운영하고 있는 진세인입니다. 이번에 2025 서울 도시건축비엔날레 참여 작가로 선정이 되어 비엔날레 활동도 함께 준비하고 있습니다.

Q. 공간을 소개하는 일을 하게 된 계기가 있을까요?
A. 제가 워낙 건축물들 보러 돌아다니고 이런 것들을 좋아하는 성향도 있었지만, 우리나라 국내 건축물에 대한 정보들이 되게 산발적으로 있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 같아요. 핀터레스트, 블로그, 아키데일리 등 다양한 플랫폼에서 정보를 얻을 수 있지만, 각 정보들이 흩어져 있어서 공간 소개 채널이 부족하다는 생각을 했었어요. 그래서 이런 정보들을 좀 정리해보자, 뭔가 내가 그런 채널 을 한번 만들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면서 시작을 했던 것 같아요.

Q. 학업과 현재 활동을 비교했을 때, 가장 다르다고 느낀 점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A. 학생 시절과 현재를 비교했을 때 목표를 설정하는 방식에 큰 차이가 있는 것 같아요. 그러니까 학생때는 큰 목적지라고 해도 되게 단기적인 목적을 많이 이야기 하잖아요. 내가 건축가가 돼서 대단한 작업을 할거야를 생각도 하지만 그보다는 어느 회사가 가고 싶다라던지, 더 단기적으로는 어느 공모전 아니면 어떤 스펙 정도의 목적을 가지고 있다면, 현재의 저는 좀 더 장기적인 관점으로 보게 되는 것 같아요. 그러니까 이 채널을 운영했을 때 나한테 장기적으로 건축가를 어떤 도움이 될 것인가? 이런 생각을 많이 하게 돼요, 학생때랑 비교를 해보자면 좀 목표를 설정하는 시간으로 구분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Q. 이 활동으로 인한 궁극적인 목표를 가지고 계신가요?
A. 저는 커리어를 쌓아가면서 제 이름을 알리고 싶은데 그 방법이 건축물로 소개되기까지는 시간이 너무 걸리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어떤 느낌이냐면 우리나라의 전형적인 건축가의 성장 과정은 5년제 나오고 석사하고 이름 있는 사무실 들어가서 실무를 하고 건축사를 따고 실무 경력이 어느 정도 쌓았을 때쯤 독립을 해서 내 이름으로 건물을 지었을 때 오랜 시간이 흐른 후 비로소 내가 쌓아온 성과를 세상에 내보이게 되는 방식이 일반적이라고 생각했어요.
근데 그 기간이 짧게는 8년 길게는 10년 넘게 잡히는 기간이잖아요. 그 10년이라는 기간 후에 내 건축을 내보였을 때, 세상이 날 알아줄까에 대한 궁금증이 있어요. 물론 뭐 좋은 작업을 하면 알아주겠지만, 저는 그런 관점에서는 좀 다른 전략도 함께 취하고 싶었던 거 같아요.
실무를 하면서도 함께 해갈 수 있는 무언가를 준비하자 라는 생각을 했고 건축가 진세인이 되었을때 이 계정은 함께 성장해온 기록이자, 사람들의 취향을 찾아가는 경험이고 대중과 건축을 연결하는 새로운 채널과 안목을 가지는게 목표입니다.
그리고 제가 개인적으로도 좀 대중적인 건축에 관심이 많은 편이라서 건축 문화가 좀 더 편하게 됐으면 좋겠어요. 대중적으로도 건축 문화가 많이 알려졌으면 좋겠고 그런 문화가 빨리 앞당겨졌을 때 제가 사회로 드러났을때, 저에 대한 수요가 조금은 더 증가하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했네요.

Q. 공간을 탐방하고 소개하는 활동을 하면서 가장 보람을 느낄 때는 언제인가요?
A. 이건 확실히 있었어요, 가장 인상 깊었던게 지방에 있는 친구들이 보낸 DM에서 서울에 좋은 건물들을 많이 알고 싶었는데, 갈 기회가 없었는데 덕분에 많이 알게 됐다라고 메시지를 받았을 때였던 것 같아요.
저는 그 정도까진 생각을 못했어요. 왜냐하면, 저한테는 당연히 기반이 서울이었으니까,, 정말 그 DM을 받아들였을 때 어느 정도의 책임감 그런 것들이 생겼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아무 곳이나 안 올리려고 더 노력하는 것도 있는 것 같아요.

Q. 인스타그램에 올리는 공간을 선택할 때 기준이 있나요?
A. 일단 크레딧이 있는 작업을 소개하려고 해요. 건축가가 있던지, 아니면 공간 디자이너라 고 불리는 업계에 있는 분들이 명확하게 있던지, 명확한 크레딧과 완성도를 갖춘 건축물이나 공간을 주로 선정합니다.
그리고 가장 분명한 건 제가 봤을 때 제가 가고 싶은 곳인 것 같아요. 제가 가고 싶지도 않은 곳을 추천할 수는 없고, 가볼 수 없는 곳은 당연히 남들도 못 갈테니까, 이 조건에 대해서 제가 말씀드릴 수 있는 게 일반적으론 카페나 대중 공간이 아니면 소개를 해도 가볼 수 없잖아요, 그러면 제가 공간을 소개하는 의미가 없기 때문에 거기에 좀 한정되는 부분이 있긴 합니다.

Q. 공간을 보실 때 가장 먼저 체크하는 요소라던지,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있나요?
A. 저도 아직까지 건축 설계에 대해서 그렇게 깊은 구력이 있는 건 아니라서 공간이 가진 전체적인 느낌이나 도면 위의 경험을 가장 중요하게 보는 편이에요. 그런 뭐 디테일이라든지. 이런 것들에 대해서는 알면 알수록 어려운 이야기지만 여기가 왜 좋은지가 좀 와닿는 공간을 많이 가는 것 같아요, 보통 그런 것들이 어떻게 드러나냐면은 마감이라든지. 아니면 좋은 전망도 있을 거고, 각 공간마다 다 장단점이 있어요, 건축적인 동선이나 재료 이런 것들은 크게 보진 않는 것 같아요. 그런거랑 상관없이 방문했을 때의 느낀 점이나 공간감, 경험을 가장 중점적으로 보는 것 같습니다.

Q. 지금까지 다녀온 공간 중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곳을 하나만 꼽는다면? 그 이유는?
A. 하나를 꼽지는 못하겠지만, 저는 원불교 원남교당이 좋았어요. 워낙 유명한 건축물이기도 한데, 탁월한 디자인이 돋보였고, 자유로운 듯 엄정한 공간들이 인상 깊었습니다. 뭔가 수준 이상의 영역이다 싶을 정도의 매스스터디스의 작업을 경험 할 수 있어서 되게 좋았고.. 그리고 또 하나는 탄허불교기념관이라고 있어요, 모든 건물 안에 있는 요소나 의도들은 다 직설적인데 그걸 직설적 이지 않게 건축적으로 구현을 하되, 설명을 들었을 때 딱 아 이런 의도가 있구나 하는 요소들이 굉장히 많이 있어서 되게 좋았어요. 의도나 이런 것들이 다 명확하게 되게 좋았어요.

Q. 사람들이 선호하는 공간의 트렌드가 너무 빨리 빠뀌는 시대라서, 대중들과 세인님이 추구하시는 공간이 다를수도 있을 것 같은데요.
A. 대중들이 좋아하는 공간과 건축가들이 좋아하는 공간은 분명히 달라요, 동일할 수가 없어요. 저는 그 간극을 좁히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편인 것 같아요. 대중들의 시각과 건축가들의 시각이 높낮음 이라기보다는 수평적인 관계에서의 다름이라고 생각을 해서, 이런 차이에 대해서 둘다 이해를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트렌드는 빨리 바뀌는 건 맞는 것 같아요, 근데 그 안에서 공통된 무언가는 있을 거라는 생각을 해요. 그러니까 트렌드가 빨리 바뀌는 건 맞지만, 그것들에 대해서 무엇을 중심으로 트렌드가 바뀌어 왔는지를 바라보는 것도 괜찮은 것 같아요, 그러면 좋은 공간에 대한 수요는 분명히 있다고 생각합니다.

Q. 공간을 소개하는 일이 일반적인 건축 실무와는 조금 다르다고 생각하는데, 건축을 공부한 경험이 어떤 도움이 되었다고 생각하시나요?
A. 제가 건축을 공부했기 때문에 제가 만나는 그 대중들에게 신뢰를 줄 수 있었다고 생각해요. 전공자가 아니었으면 이렇게 빨리 제 계정이 성장하지 못했을 것 같아요. 왜냐면, 제 계정 팔로우 하시는 분들은 건축인들이 굉장히 많고, 이런 부분에서는 굉장히 장점이에요. 제가 건축 공부를 했고, 지금도 하고 있기 때문에 차별점이 있죠.
제가 스스로 팩트 구분을 할 수 있고, 추가적으로 제가 실무를 하기 때문에 오히려 제 부족함을 더 빨리 알 수 있는 것도 좋은 것 같아요. 공부 했지만 그래도 아직 많이 모르니까 계속 공부하는 태도로 더 열심히 팩트체크를 하게 됩니다.

Q. 비슷한 활동을 하고 싶은 건축학도나 졸업생들에게 해주고 싶은 조언이 있다면?
A. 저한테 동생들이 건축 설계 어떻게 하면 잘하냐는 질문들을 많이 하는데 저는 항상 일관적으로 이야기했어요. 학부생때 설계 잘한다고 진짜 건축을 잘하는 것도 아니라고 답변했던 것 같아요, 학생 때는 그냥 아이디어가 좋은, 아니면 집요하게 좀 더 오래 앉아있는 아이 정도의 차이라고 생각해요.
하지만 건축학도들은 계획이라는 것을 해보는 사람들이잖아요, 구조부터 시작해서 뭔가 나름의 흐름을 가지고 프리젠테이션을 해보잖아요, 이 경험 자체가 사회적으로 다양한 영역에서 도움이 되는 것 같아요,
빌드업을 잘하게 되다보니까 컨텐츠를 기획하던, 사업을 하던 각자 자기만의 강점이 있다면 그 방향으로 가면 각자 두각을 드러낼 수 있다고 생각해요, 근데 ‘건축설계’라고 하는 그것만 바라본다면, 자신이 부족하게 느껴질수도 있는거죠.
그러니 학생들이 ‘건축설계’ 영역 이외에도 건축과 관련된 다양하고 폭넓은 생각을 했으면 좋겠어요. 학생때 설계만으로 모든걸 스스로 줄세우진 않았으면 좋겠어요 저도 지금은 건축가로서의 역량보다는 다른 역량으로 조금더 관심을 받고 있는거죠, 잘하는 게 있으면 누구든지 좋은 기회를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해요.
저도 취업을 할 때, 나는 되게 반짝이는 사람이 되고 싶었는데, 내가 했던 노력들이 다른 누군가가 봤을 때는 그냥 애썼네 이 정도의 평가를 받을 수 있다. 라는 것에 되게 속상 했어요. 물론 피드백 주신분은 GSD 다니시고 스타키텍트에 일하시는 분이고,, 뭐 그럴수도 있지만 지금은 잘 지냅니다만, 결국 상대적이고 평가를 받게되니까요.
그런데 낙담하지 않고 어떤 지점에서 나는 그러면 더 나은 사람이 되고 어떻게 하면 더 매력적인 사람이 될까에 대해서 점점 고민했었던 것 같고,, 그래서 제가 길을 만들어 나가기 시작했어요 ‘평가’받지 않는 영역에서요
저는 제가 SNS 계정을 운영 할 거라고 전혀 생각을 못했어요. 근데 하다 보니 잘 되고 있고,, 이제 와서는 손 닿는 거부터 제일 잘해볼래 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결론은 건축학과는 계획을 하는 사람들이니 다재다능하다 생각한다, ‘건축설계’ 라는 한정된 파트에 치중되지 않고 역량의 다양한 가능성을 고민해보고 본인이 잘할 수 있는 지점을 찾고 나아가셨으면 좋겠다 정도가 되겠네요.

OUTRO
진세인 작가님과의 대화를 통해, 건축이라는 분야가 어떻게 대중과 더 가까워질 수 있는지, 그리고 건축가로서의 다양한 여정에 대해 다시한번 생각해볼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깊이 있는 시선과 진심 어린 이야기들을 나누어 주신 세인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리며, 이 인터뷰 가 건축을 공부하는 분들 뿐만 아니라 공간을 사랑하는 모든 분들께 작지만 의미 있는 영감이 되었기를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