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학과 출신의 변리사, 김갑수 변리사를 만나다

INTRO

건축학과 출신의 김갑수 변리사와의 인터뷰를 통해 건축학과 학생들의 진로와 변리사라는 직업에 대해서 많은 이야기를 들어 보도록 하겠습니다.

 

 

INTERVIEW

Q. 피앤케이 국제 특허법률사무소의 김갑수 변리사님을 모셨습니다. 변리사님, 간단히 본인 소개 부탁드립니다.

 

A. 저는 건축학과 출신의 변리사입니다. 2012년부터 변리사로 활동해 왔고, 현재 약 12년 정도 경력을 쌓았습니다. 서울대, 성균관대, 건국대 등의 대학과 협력하여 교수님들의 연구 개발 관련 특허 출원과 선행 기술 검토를 업무를 하고 있습니다.

 

또한, 연구개발특구, 기계연구원, 생산 기술 연구원 같은 정부 출연 연구소의 특허 업무도 수행하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LG전자와도 협력했으며, 현재는 중소기업과 스타트업 관련 업무도 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특허청 산하기관인 특허 전략개발원, 지식재산보호원, 지역 지식재산센터 등의 정부 공공기관과도 협력하여 특허 조사 등 다양한 업무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변리사 업무 외에도, 서울시 금천구 선거관리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한 경험도 있습니다. 변리사로서 주 업무 외에도 이러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Q. 건축학과 출신 변리사는 드문 편인데, 건축학도들이 변리사라는 직업에 대해 잘 모를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변리사라는 직업에 대해 자세히 설명해 주실 수 있을까요?

 

A. 변리사라는 직업은 변리사법에 규정되어 있습니다. 이에 따르면 특허청이나 법원에 대해 특허, 실용신안, 디자인, 상표와 관련된 사항을 대리하고, 그와 관련된 감정 및 기타 업무를 수행하는 직업입니다. 하지만 변리사를 필요로 하는 곳이 매우 많기 때문에, 앞서 말씀드린 것뿐만 아니라 대기업, 스타트업, 중소기업, 연구소, 정부 출연 연구기관, 공공기관 등 다양한 곳에서 변리사의 역할이 요구됩니다. 이에 따라 특허, 실용신안, 디자인, 상표와 관련된 업무 외에도 기술 가치 평가, 기술 이전, 기술 현황 검토 등의 업무를 수행하게 됩니다.

 

또한, 특허 기술의 발전 과정이나 미래 기술 동향을 분석하거나, 소송과 심판 같은 법적 절차에도 참여합니다. 변리사의 업무는 정말 다양해서, 특정 분야에만 국한되지 않습니다. 어떤 변리사들은 투자나 상장 관련 업무도 맡고 있을 정도로, 이 직업은 여러 방면에서 활동할 기회가 많습니다.

 

 

Q. 변리사분들은 일반적으로 어떤 전공을 가진 분들이 많으신가요?

 

A. 대부분 변리사는 공학 계열 출신입니다. 변리사 시험의 2차 과목에 특정 전공과목이 포함되기 때문에, 인문계나 문과 출신은 거의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예를 들어, 전기, 전자 전공자들은 회로 같은 과목을 시험에서 선택하고, 건축 전공자들은 철근 콘크리트 공학을 선택하는 식입니다. 이런 이유로, 이과 계열 전공자들이 주로 변리사가 됩니다.

특히, 전자전기, 기계, 화학, 바이오 분야에서 변리사가 많이 배출됩니다. 이는 업계에서 특허가 많이 나오는 분야와도 연관이 있습니다. 연구 개발이 활발히 이루어지는 분야에서 변리사의 수요가 높기 때문입니다. 반면, 건축 분야는 특허 수요가 상대적으로 적어서 건축학과 출신 변리사는 드문 편입니다. 전체 변리사 중 약 2~3% 정도가 건축학과 출신인 것 같습니다.

 

결론적으로, 변리사는 공학 계열이 주를 이루며, 그중에서도 전기·전자, 기계, 화학, 바이오 순으로 전공자가 많습니다. 드물게 수학 교육, 물리학, 가정교육과 출신 변리사도 있긴 하지만, 그런 경우는 매우 적습니다.


Q. 변리사님께서는 건축학과를 졸업하시고 변리사가 되기로 결심한 계기가 있으신가요?

 

A. 먼저, 우리 과에서 대기업에 들어가는 게 어려웠습니다. 그래서 “취업이 이렇게 힘들 바엔, 차라리 1년에 200명 뽑는 변리사 시험을 보자”라는 생각으로 시작했습니다. 물론, 이건 약간 농담입니다. ㅎㅎ

 

또 하나는, 선배들의 삶을 보면서 고민이 많아졌습니다. 학교 다니면서 아파트 공사 현장도 자주 가고, 현장에서 일하는 소장이나 과장, 대리 분들도 많이 만났습니다. 그분들을 보면서 “10년 후, 20년 후 내 모습이 이렇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제가 추구하는 삶의 방향과는 다르다고 느껴졌습니다. 그래서 다른 길을 찾다가 변리사라는 직업을 알게 되었고, 3학년 때부터 공부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Q. 그럼 졸업하시고 진로를 결정하신 게 아니라 3학년부터 미리 진로에 관해 결정하고 준비하기 시작하신 건가요?

 

A. 네, 그렇습니다. 학교에 다니면서 공부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공부할 시간이 없어서 한 1년에서 1년 반 정도 휴학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합격하고 졸업했습니다.


Q. 변리사님의 어릴 적 장래 희망과 건축학과로의 진학 이유도 궁금합니다!

 

A. 어릴 때는 딱히 구체적인 장래 희망은 없었습니다. 다만, 저는 명확하고 논리적인 것을 좋아하고 애매모호한 것을 싫어했는데, 건축은 눈에 보이는 명확한 학문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예를 들어, 화학은 눈에 보이지 않는 분자 구조 같은 걸 다루지만, 건축은 실체가 있고 공학적이라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건축학과에 진학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막상 공부해 보니, 건축이 생각보다 철학적이고 애매모호한 부분이 많더군요. 매스나 스페이스 같은 개념들도 그렇고, 설계 결과도 어떻게 ‘설득’하느냐에 따라 평가가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만약 건축이 이렇게 어려운 학문인 걸 알았다면, 다른 전공을 선택했을지도 모릅니다.

 

중고등학생 때는 학과의 특성이나 실제 업무를 잘 모르고 선택하게 되는 경우가 많지 않습니까. 저도 건축이 흥미로울 것 같아서 선택했지만, 막상 공부해 보니 제 적성과는 좀 맞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Q. 건축 지식이 변리사로서의 업무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궁금합니다. 건축과 관련된 특허나 지식재산권 문제를 다룰 때, 건축학적인 지식이 어떤 역할을 하나요?

 

A. 특히 건축 분야의 특허를 다룰 때 건축 공부를 했던 게 많은 도움을 주는 것 같습니다. 건축 분야에는 다른 전공자들이 잘 모르는 용어나 개념들이 많아서 그런 부분에 있어 원활하게 소통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또한, 건축 지식 덕분에 건축 관련 업무를 할 때 고객들이 느끼는 친숙함과 이해도가 높아져, 설명도 간결하게 할 수 있어요. 그래서 고객 대응이 훨씬 수월합니다.

 

건축 특허와 관련된 업무를 할 때는 분명한 강점이 있습니다. 제가 맡는 업무 중 건축 관련 비중은 약 10~20% 정도인데, 이 분야에서는 확실히 건축 지식이 큰 도움이 되죠. 다른 변리사들도 기술을 이해하는 능력이 뛰어나기 때문에, 건축 관련 업무를 맡는 데 어려움이 없겠지만, 건축 용어와 개념에 익숙한 저는 건축업계 종사자들과의 미팅에서 그들의 요구를 더 잘 이해하고 맞춰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Q. 건축 분야에서는 어떤 종류의 특허가 있나요?

 

A. 건축 분야에는 다양한 종류의 특허가 있습니다. 먼저, 공법 특허와 건축 구조 특허가 대표적입니다. 공법 특허는 주로 시공 방법과 관련된 방법 발명에 속하고, 건축 구조 특허는 물건 발명으로, 예를 들어 내진 구조나 옹벽 같은 구조적인 요소들이 있습니다.

 

또한, 재료 특허도 중요한데, 콘크리트 혼합물이나 방수제 같은 건축 재료의 성분과 배합 방법에 대한 특허가 여기에 해당합니다. 최근에는 드론을 이용한 건축 외부 균열 탐지나, AI를 활용한 내부 균열 파악 및 구조 보강과 관련된 특허들도 많이 등장하고 있습니다.

 

이 외에도 건축 특허는 매우 다양하며, 말씀드린 것들은 대표적인 예시들입니다.

 

 

Q. 설계한 디자인과 관련해 지식재산권을 보호받는 방법이 있나요?

 

A. 건축 설계는 기본적으로 부동산에 해당하기 때문에, 일반적인 디자인 보호법으로는 보호받기 어렵습니다. 디자인 보호법은 독립된 유체 동산, 즉 부동산이 아닌 물품을 대상으로 합니다. 따라서 건물 전체의 설계는 보호 대상이 되지 않지만, 특정 부분, 예를 들어 난간, 테라스, 조명 같은 반복적으로 생산할 수 있는 요소들은 보호받을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계단의 독특한 형태를 디자인하고 그걸 제품화한다면, 그 계단 디자인은 보호받을 수 있습니다. 건물의 형태를 모방한 사례 같은 경우는 부정경쟁 방지법에 따라 보호된 경우가 있습니다. 이는 타인의 신용이나 형태를 영업적으로 이용한 경우에 적용됩니다.


Q. 건축학과 졸업생들이 변리사나 법률 분야로 진출할 때 어떤 준비가 필요할까요?

 

A. 기본적으로는 열심히 공부하는 게 중요합니다. 로스쿨에 진학하려면 좋은 학점이 필수고, 적성 검사(LEET)나 토익 점수도 필요합니다. 그러니까 학점 관리를 잘하고, 로스쿨 입학에 필요한 요건들을 충족하는 게 중요하겠죠. 변리사가 되려면 역시 외국어 점수가 필요합니다. 현재 토익 775점 이상이 요구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또, 변리사 시험에서는 2차 과목 선택이 중요한데, 전공과목마다 난이도가 다르므로, 다른 전공의 과목들도 미리 살펴보고 준비하는 게 좋을 수도 있습니다. 결국, 자신의 강점과 약점을 잘 분석해서 철저하게 준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Q. 진로에 관해 고민하고 있을 건축학도들이나, 변리사님과 비슷한 길을 걷고자 하는 건축학과 학생들에게 조언 부탁드립니다.

 

A. 각 학년에 따라 상황이 다르겠지만, 지금이 진로를 진지하게 고민할 시기입니다. 대학 졸업 후에 남은 인생이 훨씬 길지 않습니까? 그러니 전공에 얽매이지 말고, 진짜 내가 어떤 삶을 살고 싶은지 깊이 생각해 보십시오. 건축을 계속할지, 다른 길을 선택할지는 선배들의 삶을 보고 결정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예를 들어, 5년 후 내 모습이 궁금하다면 5년 선배를 보고, 20년 후가 궁금하다면 20년 선배를 보면 됩니다. 그들의 삶이 내 미래와 맞는다면 건축을 계속해도 좋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다른 분야를 탐색해 보는 것도 좋습니다.

 

변리사 같은 새로운 길을 고려한다면, 이 직업은 평생 공부해야 한다는 점을 명심하십시오. 새로운 지식을 끊임없이 받아들이고, 변화에 적응하는 능력이 중요합니다. 이 부분에 거부감이 없다면 도전해 볼 만하지만, 그렇지 않다면 다시 한번 고민해 봐야 합니다. 변리사로서 성공하려면 끊임없는 자기 계발과 적응이 필수입니다.

 

OUTRO

김갑수 변리사님과의 인터뷰를 통해 건축학과 출신 변리사의 진솔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바쁘신 와중에도 인터뷰에 응해주시고 긴 이야기 들려주신 김갑수 변리사님께 다시 한번 감사드리며, 이번 아티클이 많은 분께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