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학과 새내기 생존 가이드
INTRO
건축학과에 입학하면 가장 먼저 드는 생각은 비슷할 것입니다. 앞으로 무엇을 배우게 될지, 설계를 잘할 수 있을지 막막하게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건축학과에 들어오면 생각보다 많은 시간이 설계과제에 쓰이게 됩니다. 한 학기 동안 하나의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매주 크리틱을 받고, 마지막에는 패널과 모형을 만들어 발표하게 됩니다. 처음에는 무엇부터 시작해야 할지 몰라 막막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몇 가지 방향만 알고 시작해도 훨씬 수월하게 적응할 수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건축학과 생활을 먼저 경험한 입장에서, 신입생 때 알았으면 좋았을 내용들을 정리해보았습니다.

1. 설계 스튜디오에 익숙해지기
건축학과에서 가장 중요한 수업은 설계 스튜디오입니다. 학과 생활의 대부분이 이 수업을 중심으로 돌아가며, 과제 일정이나 작업 리듬도 자연스럽게 설계 수업에 맞춰지게 됩니다. 다른 과목들의 일정도 결국 설계 과제 진행 상황에 맞춰 조절하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설계는 시험처럼 정답이 있는 수업이 아닙니다. 매주 크리틱을 통해 설계를 발전시키고, 마지막에는 패널과 모형을 만들어 발표하게 됩니다. 같은 과제를 하더라도 학생마다 전혀 다른 결과물이 나오고, 교수님마다 중요하게 보는 요소도 다르기 때문에 처음에는 무엇이 좋은 설계인지 판단하기 어렵습니다.
설계 스튜디오에서는 매주 크리틱이 이루어집니다. 이때 완성된 결과물이 아니어도 괜찮지만, 현재까지 고민한 내용이나 진행 중인 작업은 반드시 보여드리는 것이 중요합니다. 간단한 매스 스터디 모형이나 평면 스케치만 있어도 크리틱을 받을 수 있지만, 아무것도 준비하지 못하면 설계를 어떻게 발전시켜야 할지 방향을 잡기 어렵습니다.
처음에는 설계를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몰라 막막하게 느껴지는 경우가 많지만, 몇 번의 프로젝트를 경험하고 나면 자신만의 작업 방식이 조금씩 만들어지기 시작합니다. 1학년 때 가장 중요한 목표는 설계를 잘하는 것이 아니라 설계를 진행하는 방식에 익숙해지는 것이라고 생각하시면 좋겠습니다.
또한 교수님마다 중요하게 보는 요소와 수업 방식이 상당히 다르기 때문에 처음에는 혼란스럽게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설계 스튜디오에 적응하는 과정 자체가 1학년의 중요한 경험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2. 설계와 이론 과목의 균형 잡기
건축학과는 설계 스튜디오 중심의 학과이지만, 전체적인 학점 기준으로 보면 설계 외에도 구조, 역사, 교양과 같은 다양한 이론 과목들을 함께 이수해야 합니다.
설계 과제에 집중하다 보면 다른 과목의 과제나 시험 준비를 미루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이론 과목은 시험 기간에 몰아서 준비하기 어려운 경우도 많기 때문에 학기 중에 조금씩 챙겨 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특히 중간고사나 기말고사 기간에는 설계 마감과 다른 과목 시험이 겹치는 경우가 많아 미리 준비해 두는 것이 훨씬 부담이 적습니다.
설계에만 집중하다 보면 다른 과목 성적이 떨어지기 쉽고, 반대로 다른 과목에만 집중하면 설계 결과물이 부족해질 수 있습니다. 매 학기마다 설계와 이론 과목 사이에서 균형을 맞추는 것이 생각보다 중요합니다. 처음에는 시간 배분이 어렵게 느껴질 수 있지만 몇 번의 학기를 지나면서 자신만의 작업 리듬이 만들어지게 됩니다.


3. 건축을 직접 경험해보기
건축에 흥미를 붙이는 데 가장 좋은 방법 중 하나는 직접 공간을 경험해보는 것입니다. 공강 시간이나 주말을 활용해 건축 답사를 다녀보는 것을 추천합니다. 답사를 할 장소는 설계 스튜디오에서 다루고 있는 주제와 연관된 곳이어도 좋고, 렉-크레이션이나 다른 건축 플랫폼에서 소개되는 공간이어도 좋습니다. 특별한 목적지가 아니어도 괜찮습니다.
답사라고 해서 줄자를 들고 가서 치수를 재거나 자세한 분석을 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 공간을 직접 걸어보고 머물러 보면서 스캐치를 하거나 느낀 점을 한 줄이라도 적어두는 정도면 충분합니다. 설계 과제를 하다 보면 예전에 방문했던 공간이 떠오르는 순간들이 있습니다. 직접 가서 경험한 공간은 사진이나 이미지로 본 건물보다 훨씬 오래 기억에 남습니다. 바쁜 학업 속에서 답사를 잠시 쉬러 간다고 생각하면 부담 없이 시작할 수 있습니다.


4. 좋아하는 건축가 발견하기
설계를 하다 보면 아이디어를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막막하게 느껴질 때가 많습니다. 이럴 때 도움이 되는 것이 레퍼런스를 찾아보는 습관입니다. 설계를 할 때 막연하게 시작하기보다 참고할 건축물이나 건축가를 하나 정해 두는 것이 훨씬 수월하게 느껴질 때가 많습니다. 여러 건축물을 찾아보고 책이나 자료를 읽다 보면 자연스럽게 자신이 끌리는 건축가나 건축 방식이 생기게 됩니다.
특정 건축가의 작업을 좋아하게 되는 경험은 이후 설계를 진행할 때 생각보다 큰 영향을 줍니다. 설계를 할 때 “이 건축가라면 어떻게 했을까”를 생각해보는 것만으로도 아이디어를 전개하는 데 도움이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처음부터 깊이 있는 분석을 할 필요는 없습니다. 관심이 가는 건축물을 하나씩 찾아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좋은 출발이 됩니다.
5. 도움이 되는 사이트 활용하기
건축학과 생활을 하면서 자주 참고하게 되는 사이트들이 있습니다. 몇 가지 기본적인 사이트만 알아두어도 작업할 때 많은 도움이 됩니다.
● ArchDaily
전 세계 건축 프로젝트를 소개하는 대표적인 건축 사이트입니다. 다양한 프로젝트 사례를 찾아볼 수 있어 설계 레퍼런스를 찾을 때 유용합니다.
● Dezeen
건축뿐 아니라 인테리어와 디자인 분야까지 폭넓게 다루는 사이트로 최신 건축 트렌드를 접하기 좋습니다.
● Freepik
발표 자료를 만들 때 아이콘이나 픽토그램을 활용하면 다이어그램을 정리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 Canva
템플릿과 픽토그램을 활용해 PPT를 정리할 때 유용합니다. 동시접속 기능이 있어 팀 프로젝트에서도 자주 활용됩니다.
● Miro
설계 과제를 하면서 조사한 자료나 스케치들을 모아두기 좋은 사이트입니다. 작업 과정을 정리하거나 아카이빙 용도로 활용하기 좋고, 팀 프로젝트에서도 유용합니다.

6. 프로그램은 하나씩 익혀가기
건축학과 학생들이 어려워하는 것 중 하나는 과제를 수행하기 위해 다뤄야 하는 프로그램이 많다는 점입니다. 대표적으로 3D 모델링을 위한 Rhino와 SketchUp, 도면 작성을 위한 AutoCAD, 렌더링을 위한 D5, Enscape, V-Ray, 다이어그램과 패널 작업을 위한 Adobe 프로그램(Photoshop, Illustrator, InDesign) 등이 있습니다.
하지만 1학년 때부터 모든 프로그램을 다 다룰 필요는 없습니다. 학기 중에는 학교 커리큘럼을 따라가면서 필요한 부분을 중심으로 익히고, 모르는 기능이 나오면 유튜브나 인터넷을 통해 바로 찾아보는 방식으로도 충분합니다. 방학 기간을 활용해 새로운 프로그램을 하나씩 익혀 가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사용할 수 있는 툴이 늘어날수록 표현 방법이 다양해지고 설계를 진행할 때 선택지가 많아집니다. 이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설계에 대한 자신감도 생기게 됩니다.


OUTRO
건축학과의 첫 학기는 대부분의 학생들에게 낯설고 어렵게 느껴집니다. 하지만 몇 번의 설계 프로젝트를 경험하고 나면 작업을 시작하는 방식이 조금씩 익숙해지기 시작합니다. 대부분의 학생들이 처음에는 비슷하게 막막함을 느끼기 때문에 너무 조급해하지 않으셔도 괜찮습니다. 처음부터 잘하려 하기보다 자신에게 맞는 작업 방식을 찾아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하면 좋겠습니다. 이 글이 건축학과 생활을 시작하는 신입생 여러분께 작은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