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박물관 대상팀의 건축공모전 필승전략

INTRO

 

감정이라는 비가시적 요소를 건축으로 번역하는 실험적 국제건축공모전, ‘Museum of Emotions’. 이번 인터뷰에서는 대상 수상작을 통해 공모전에 접근하는 전략과 설계 과정이 어떻게 구성되는지를 살펴보고자 합니다.

 

INTERVIEW

 

Q. 안녕하세요.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장시언: 안녕하세요. 저는 상명대학교 스페이스디자인 전공을 졸업한 장시언입니다. 올해 졸업했고 현재 취업 준비 중에 있습니다.

 

최민석: 안녕하세요. 저도 올해 상명대학교 스페이스디자인 전공을 졸업했고 인스타그램에서 아키브로(@archibro_choi)로 활동하고 있는 최민석입니다.

 

Q. 대상 수상을 축하드립니다. 이번 공모전과 수상작에 대해 간략히 소개 부탁드립니다.

 

최민석: 감정박물관 공모전은 세계적인 건축 플랫폼 사이트인 빌드너 (Buildner)에서 개최하는 건축공모전 중 하나로, 인간의 긍정적 정서와 부정적 정서가 공존하는 공간을 설계하는 공모전입니다. 패널 안에 이미지와 다이어그램을 제외한 어떠한 텍스트나 문구도 들어갈 수 없다는 점이 특징입니다.

 

장시언: 저희가 수상한 ‘Nevertheless’는 미얀마 대지진을 배경으로, 파괴의 잔해 속에서 내면의 평화를 재건하는 감정박물관입니다. 문화적 상실을 집단의 기억과 새로운 장소성으로 재구성하고자 했습니다.

 

 

Q. 프로젝트의 핵심 아이디어나 설계 개념은 어떻게 출발했나요?

 

장시언: 작년 초 외신에서 이 불상의 사진과 미얀마 지진 소식을 접하게 되었습니다. 파괴의 잔해에서 미소를 짓는 와불의 대비가 극적으로 다가와 스크랩 해두었다가 이번 공모전의 주제로 다루면 어떨까 싶어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정호승 시인의 산산조각이라는 시도 참 좋아하는데, 주제의 방향성은 그 시에서 영향을 받았습니다.

 

 

Q. 팀 작업은 어떻게 이루어졌나요?

 

최민석: 장시언 팀원이 주제와 아이디어를 먼저 제안해주었고, 이를 함께 발전시켰습니다. 저는 주로 렌더링을 맡았고 이후 포토샵 작업과 패널 레이아웃은 함께 조율하며 완성했습니다.

 

 

Q. 공모전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가장 어려웠던 점은 무엇이었나요?

 

장시언: 초기에 불교로 주제를 잡았을 때, 불교의 교리를 담아내면서도 종교에 한정되지 않는 보편적인 감정을 담아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최민석: 일단 아이디어를 생각해내고 디자인을 하는 것이 첫 번째 과제였고, 이를 누구나 한눈에 이해할 수 있도록 시각화하는 과정이 큰 고민이었습니다.

 

Q. 표현 방식에서 특히 신경을 쓴 부분이 있다면 소개해주실 수 있을까요?

 

장시언: 미얀마 불교 건축의 사각 회랑과 안뜰 중심 구조를 바탕으로, 절제된 사각 매스를 구성했습니다. 프로젝트는 ‘혼돈과 고요’라는 대비되는 감정을 중심으로, 고통의 공간–수행의 공간–해방의 공간으로 감정을 세 단계로 전개했습니다. 외부는 붕괴와 잔해의 흔적으로, 내부는 절제와 사색의 분위기로 대비를 만들었으며, 두 공간 사이에는 코르텐 벽체를 경계이자 매개 장치로 두었습니다. 또한 낮은 천장의 어둡고 압축된 회랑을 지나 내부의 개방된 공간으로 진입하게 하여, 감정의 전환과 함께 인간적 스케일에서 성스러운 공간으로 자연스럽게 이행하도록 설계했습니다.

 

최민석: 긍정과 부정의 감정 대비를 강조하는 것이 최우선의 목적이었기에 랜더링 이미지에 색체, 재질, 명도 등 다양한 요소에서 효과를 주려고 노력했습니다.

 

 

Q. 공모전을 준비하면서 개인적으로 가장 크게 배웠다고 느끼는 점은 무엇인가요?

 

최민석: 감정박물관 공모전이 사이트를 안 정해도 되는데, 이전과 다르게 미얀마 지진이라는 실제 장소와 사건을 다루면서 더 신중하게 접근하는 태도를 배웠습니다.

 

장시언: 텍스트 없이 감정을 전달해낼 수 있도록 패널을 구성해보는 경험 자체가 큰 배움이었습니다.

 

Q. 많은 학생들이 설계에서 컨셉을 잡는 과정에서 어려움을 느끼곤 합니다. 평소 아이디어의 영감은 어디에서 얻는 편이신가요?

 

장시언: 저는 평소 뉴스를 즐겨 보며 국내외 주요 이슈들을 꾸준히 스크랩하는 편입니다. 디자인과 건축은 다양한 분야를 아우르는 작업이기 때문에, 세상의 흐름을 읽어내는 시각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컨셉과 디자인적 영감은 주로 미술작품이나 사진에서 얻습니다. 예술 작품을 꾸준히 접하는 과정이 색채와 비율에 대한 감각을 키우는 데에도 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최민석: 주로 핀터레스트를 통해 다양한 이미지를 수집하며 영감을 받고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시각적 방법을 익히고 있습니다.

 

Q. 공모전 작업을 진행할 때 설계 과정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점은 무엇인가요?

 

최민석: 저희가 생각한 아이디어를 사람들이 봤을 때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가장 노력하는 것 같아요. 특히나 이번 공모전은 어떠한 텍스트도 사용이 불가능한 조건이 있었기에 패널을 봤을 때 시각적 흐름이 자연스럽도록 구성하려 해봤습니다. 리서치로 아이디어를 명확히 설정하는 것이 중요하고, 이후 시각화는 AI를 포함한 다양한 방법으로 구현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장시언: 저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명료함‘입니다. 특히 공모전에서는 정보를 함축적으로 전달해야 하기 때문에, 효과적인 전달 방식과 그렇지 않은 방식을 구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판단력이 필요한데, 저는 방대한 리서치를 통해 정보의 밀도를 높이고, 그중 핵심만을 선별해 중심 개념으로 엮어내는 과정을 반복하며 이를 키워왔습니다. 처음에는 쉽지 않았지만, 반복할수록 그 과정 자체가 흥미롭게 느껴졌습니다. 중심 개념이 명확하게 잡히면, 이후의 스케치나 모델링, 렌더링은 자연스럽게 따라온다고 생각합니다.

 

 

Q. 두 분의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서도 간단하게 듣고 싶습니다!

 

장시언: 공간디자인 쪽으로 실무에서 다양한 경험을 하며 내실을 단단히 쌓아나가고 싶어요.

 

최민석: 인스타 아키브로 계정을 통해 건축공모전에 대한 정보가 필요한 대학생분들께 도움이 되고 싶고, 앞으로의 개인 커리어도 잘 쌓아나가고 싶습니다.

 

Q. 마지막으로 공모전을 고민하는 학생들에게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최민석: 먼저 자신이 관심 있고 잘할 수 있을 것 같은 공모전을 찾은 뒤, 가능한 한 빠르게 참가 신청을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고민만 하다 보면 시간은 금세 지나가기 마련입니다. 일단 신청을 해두고, 학교 프로젝트나 개인 작업을 발전시켜 제출해보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준비 과정만으로도 얻는 것이 많다고 생각합니다.

 

장시언: 공모전은 자신의 디자인을 객관적으로 검증받을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전공 수업에 충실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외부환경과 지속적으로 부딪히며 경험을 확장해 나가는 과정 역시 필요하다고 느꼈습니다.

 

 

OUTRO

공모전은 단순한 결과를 넘어, 사고의 깊이와 표현 방식을 스스로 점검할 수 있는 과정이라는 점에서 더욱 의미 있는 도전일지도 모릅니다. 이번 인터뷰를 통해 건축공모전에 접근하는 하나의 전략과 사고 과정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특히 최민석님은 감정박물관 공모전 2회 대상 수상 경험을 바탕으로 인스타그램 아키브로(@archibro_choi) 계정을 운영하며, 건축 공모전을 비롯한 다양한 정보를 공유하고 있습니다. 관심 있는 분들께서는 참고해보셔도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