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철강의 1인자 _ 박태준 기념관 답사


페르소나 박태준의 일생이 담긴 박태준 기념관

부산광역시 기장군 장안읍에 위치한 박태준 기념관은 지난해 6월 무더운 여름날 개관하였다.
이 곳 박태준 기념관은 일명 철강왕이라 불렸던 박태준의 일생이 담긴 곳이며 조병수 건축가가 설계하였다. 조병수 건축가는 박태준과 인연이 깊은데 이전 고려제강 키스와이어센터, F1963 설계도 맡아서 진행했던 이력이 있다.

_전시 소개_

전시장에 들어서면 청암의 전시장 입구가 보인다. 하지만 전시장은 마지막에 들어갈 것을 권유한다.
좌측에 들어서면 수정원으로 향하는 문이 있어 그곳을 먼저 관람한 뒤 전체적인 건물의 내부를 느끼고 그 바탕으로 전시물을 관람하면 또 다른 느낌도 받을 수 있다.

이 건물의 중정이라고 볼 수 있는 수정원은 3그루의 나무가 있는데 바로 정면에 보이는 개입갈나무 한그루와 소나무 2그루가 있다.
이 곳은 청암이 유년시절 자주 쉬던 곳을 건물로 둘러 싸 마치 날개로 정원을 품는 형태로 설계했다고 한다.
나무에도 담긴 스토리가 있는데 개입갈나무는 청암이 어릴 때 나무 아래에서 책을 읽거나 쉴 때 그늘을 내어준 나무라고 하며, 해송 2그루는 당산나무로 그에 알맞게 위풍당당하게 심어져 있었다.
두 나무의 크기도 상당히 커 자체의 위압감이 상당했다.

처음에 든 생각으로는 마을의 당산나무를 이렇게 가둬도 되나 싶기도 했다. ㅎㅎ

보이는 공간은 건물 복도와 수정원의 연결된 공간이다. 실질적으로는 단절되어 있으나 연결된 느낌을 준다. 조병수 건축가는 단면에 미춰치는 일렁이는 물결을 통해 마치 커튼이 살랑거리는 느낌을 주고자 하였다고 한다.
단순하게 곡률만 준 것이 아니라 벽을 약간 들어 올리는 듯한 형태를 취해 다양한 시각적 요소를 한 공간에 창출하고자 한 듯 하다.

내부에서 바라 본 모습은 위의 사진과 같다. 내부에서 바라봤을 때는 맞은편의 창부분과 마주보고 있는 형태인데, 외부와 열린 공간이 한쪽은 창이 없고 있음으로써 용도에 따라 공간의 구분과 단절성을 느낄 수도 있고 어쩌면 창의 형태가 비슷하게 대칭하여 데칼코마니 혹은 연결성도 느낄 수가 있을 듯 하다.

수공간을 지나 복도를 돌면 전시장에 들어올 수 있다. 전시 물품과 함께 상당히 깔끔하게 구획되어 있다. 특히 색상으로 전시 내용이 다르게 되어있다. 녹색 부분에는 일대기를 소개하고, 청색 부분에는 세계에서 받은 상장과 (훼손 우려가 있어 이미지의)훈장을 소개하며, 적색 부분에는 철강의 노벨상과 같은 배서머 금상을 비롯한 전시의 메인인 훈장들이 케이스 안에 담겨있었다.
정말 많은 훈장을 받으셨고 청암의 그 이상의 명예가 돋보였다. 가장자리에는 주황색의 코너가 있는데 에피소드를 소개하고 있다.

전시장 내부 창에서 바라본 수정원은 또 다른 모습이었다. 한폭의 그림과 같았다. 궁금하다면 한번쯤 이곳에 방문해보기를 추천한다.

_프로그램 소개_

전시파트를 지나 정원을 건너면 도서관으로 향할 수 있다.

기념관 속 프로그램에는 도서관과 작은 카페가 있었다. 아무래도 큰 규모의 건물이 아니다보니 넓은 도서관은 아니었다.
도서는 어린이부터 어른까지 다양한 연령이 읽을 수 있는 책들이 소장되어 있었다. 방문 당시 한 어린이와 어머니가 같이 책읽는 모습을 보았는데 흐뭇했다.
우측에는 협소한 공간에 카페가 있었는데 방문 시 잠시 쉬어갈 수 있는 공간도 마련한 작은 센스가 돋보였다.

이 곳을 다니다 보면 위의 사진과 같은 모습을 볼 수 있다. 뭔가 덜 허물고 짓은 기분이 든다.
사실 기념관 자리에는 3채의 농가가 있었다. 기존 건물을 전부 허물지 않고 일부분을 남긴 뒤에 겉마감을 추가한다던지 보와 기둥은 그대로 사용하는 등의 활용을 하였다. 그래서 내,외부에 이런 모습이 있는 것이다. 아무래도 우리나라 철강 사업을 키운 장본인이다 보니 외벽 마감도 다 철제로 이루어져 있었다.


조병수 건축가는 청암의 고향 모습도 건축물에 담고자 했던 마음이었을까, 분명 신축임에도 불구하고 늘 이곳에 존재했던 건물마냥 따뜻한 감성이 느껴졌다.

수장고를 지나 2층으로 향하면 세미나실이 있다. 이곳에서는 청암의 일대기를 영상으로 시청할 수 있다.
맞은편에 보이는 창문으로는 박태준의 생가가 보이는 데, 현재 생가는 부인께서 잠시 들리는 별장 정도라고 한다. 또한 책장에는 조병수 건축가가 이곳을 설계할 당시 생각했던 아이디어와 도면 등이 전시되어 있었다.

여담으로 기념관이 커다란 판넬에 둘러싸여 있다 보니 동네 주민께서 여기는 아직도 공사중이냐고 물어보는 일도 있었다고 한다.

_끝으로_

박태준 기념관 방문으로 대한민국이 필요로 하는 모습, 그러니까 나라가 힘들 때는 군인의 모습으로, 산업 혁명 때는 철강왕의 모습으로, 가족에게는 떳떳하고 자랑스러운 가장으로 보인 청암은 페르소나가 따로 없었다.
조병수 건축가는 이 모습에 반하여 1부터 10까지 함께 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한 인물의 A to Z 를 통해 삶의 교훈을 얻은 것 같다.

박태준 기념관을 방문할 예정이라면 아래 안내를 참고하면 좋을 것 같다.

안내
  • 관람시간 : 9시 ~ 18시(입장마감 17시 30분)
  • 휴관일 : 1월 1일, 설날과 추석 당일, 매주 월요일 (단, 월요일이 공휴일인 경우에는 그 다음날이 휴관일)
  • 관람료 : 무료

박태준과 조병수의 F1963이 더 궁금하다면 아래 글도 읽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