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도서관이 좋은 도서관인가, 수영구 도서관
부산 수영구에 위치한 공립 도서관인 ‘수영구 도서관’은 매년 부산의 우수한 건축물을 선정하는 건축상인 ‘부산다운 건축상’에서 2022 공공 건축부문 ‘은상’을 수상했습니다.
부산다운 건축상은 일부 시민 투표를 통해 공공적인 측면의 적합성 등의 평가를 심사에 포함시켜 공공 건축부문의 수상을 결정하게 되는데, 수영구 도서관은 이러한 시민 투표에서 긍정적인 반응을 얻어 은상의 영광까지 얻게 된 공간입니다.


어떤 점이 수영구 도서관이 부산다운 건축상을 받을 수 있게 했을까요?
조금 오래된 도서관을 가보면 빼곡하게 책들이 들어서 있으며, 책상은 모두 한데 모여 조용하면서도 무거운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누워서 책을 보거나 편하게 책을 보는 것과는 거리가 멀죠.
수영구 도서관은 이런 도서관에 대해 당당히 의문을 제기하는 듯 보입니다.
<왜 도서관에 사람들이 편하게 접근하지 못할까? 왜 아무도 책을 읽지 않을까? >
편하지 않은 도서관은 사람들을 책으로부터 멀어지게 합니다.
수영구 도서관을 설계한 건축가는 세 가지에 관하여 가장 고민하였다고 합니다.
첫 번째는 접근성입니다.
도서관은 그 특성이 공공건축물로, 누구나 편하게 들어올 수 있는 공간이 되어야 합니다. 그런데 수영구 도서관은 경사지에 위치해 시민들이 접근하기 불편한 공간입니다.
도서관에 많은 이용자가 접근할 수 있게 하고자 기존의 옹벽 대신 경사지형을 회복을 하며 경계를 흐리게 만들어 모든 사람들이 편하게 이용할 수 있는 공간으로 탄생하였습니다. 지하부터 시작하는 공간은 지하 1층 공간과 1층 공간이 경사지에 위치해 있어 모두 야외공간으로 활용하였습니다.



두 번째는 빛환경 제어입니다.
세 개의 매스로 분리되어 있어 세모난 모양을 띄고 있습니다. 동남 측 입면에는 수직 루버를 적용해 직접적인 일사는 막고 반사광과 간접 채광을 적극 활용하여 따뜻한 독서 공간의 분위기를 만듭니다. 더불어 수직 루버가 주는 시각적 차단 기능을 통해 이웃 주민들의 프라이버시는 보호했습니다.


마지막은 기능적 공간 배치입니다.
도서관에서 휴식을 잘 취하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기능적 공간 배치는 어떻게 실현되었을까요?

먼저 책을 읽는 공간은 사적 공간이 있어야 합니다. 혼자서 집중하며 책을 읽거나 공부를 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되어 있습니다. 누워서 책을 볼 수도 있으며 자신만 고립된 채 행위에 집중할 수 있는 공간입니다.



준 사적 공간도 있습니다. 계단 공간으로 되어있지만 오픈되어 있어 자신의 행위에 집중하나 온전히 사적인 영역은 아닙니다. 또 공적 공간으로 자연을 바라보며 차를 마시고 지식을 공유하는 열람실이 2개 층으로 오픈된 공간과 자유로운 내부 수직 동선을 통해 공간의 풍성함을 더해주었습니다.


이런 공간들은 독서공간과 함께 하고 싶은 일들을 모두 할 수 있는 가능성의 공간을 제공해 주었습니다.
도서관은 모든 사람들이 이용하는 장소로써 사람들의 소통 공간이 되어야 합니다. ‘책’이라는 공통된 주제를 가지고 사람들이 함께 모이며 각자의 색들이 함께 뭉쳐지는 공간입니다. 단순히 책을 보관하고 읽는 공간이었던 도서관이 이제는 다양한 사람들이 모이는 문화공간으로 그 기능이 발전해 나가고 있습니다.
또한 모든 나이대의 사람들이 편안하고 머무르고 싶은 공간이 생기면서 세대 간의 소통 공간이 되기에 적합한 공간입니다. 이런 새로운 모습의 도서관은 우리가 웃고, 떠들고, 놀고, 마시고, 쉬고, 배우게 됩니다. 틀에 갇혀있는 것이 아닌 하고 싶은 것을 모두 할 수 있는 가능성의 공간을 제안하는 것은 어떨까요?
